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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소형 M&A 반토막…돈줄 마른 스타트업·벤처

고금리 여파로 모험자본 위축

IPO 장기화에 '엑시트' 걱정

올 100억 미만 딜 25건 그쳐

해외 매각 인바운드 거래 ↑

인수합병(M&A) 감소 관련 이미지. 사진=서울경제DB




딜 가뭄 속 100억 원 미만의 소형 인수합병(M&A)도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금리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진 데다가 기업공개(IPO) 심사가 까다로워진 영향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서울경제신문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50억~100억 원 미만으로 거래된 소형 딜은 25건으로 전년 동기 44건에 비해 43% 감소했다. 이는 전체 딜 감소분에 비해서도 크다. 올 상반기 진행 중이거나 완료된 전체 딜은 231건으로 전년 동기 276건에 비하면 16% 줄었다. 소형 딜이 전체 딜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이 줄어든 셈이다.

업황이 좋았던 2022년과 비교하면 그 격차는 더 도드라진다. 전체 딜도 37% 넘게 감소하기는 했지만 소형 M&A는 2022년 상반기 59건에서 올해 25건으로 58% 급감했다.

시장에서는 원인으로 자금 조달 리스크를 꼽는다. 고금리로 자금 동원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소규모 딜의 타깃인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을 투자하는 모험자본도 더 위축됐다는 것이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실제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는 게 피부로 느껴진다”며 “2~3년 전만 해도 서로 투자하겠다고 나서 선별하는 게 일이었는데 요즘에는 자금 유치를 위해 지방 상호금융까지 일일이 방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PO 심사가 장기화되고 깐깐해지면서 엑시트(자금 회수)까지 과정이 어려워진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에 상장해야 VC 등도 시장에 주식을 팔 수 있게 되는데 파두 사태와 특례 상장 증가 등 영향으로 상장까지 과정이 길고 불확실해졌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상장청구서를 낸 뒤 승인을 받기까지 평균 155일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119일, 2023년 127일에서 증가세가 뚜렷하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은 올해 기준 67일밖에 소요되지 않았지만 소형 기업 위주인 코스닥 시장은 168일이 걸렸다. 최근에는 한국거래소가 이미 예비심사를 통과한 이노그리드의 상장 예심 승인을 취소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사례는 1996년 코스닥 시장이 문을 연 뒤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때문에 국내 ‘알짜’ 소형 기업들이 국내가 아닌 해외시장에 매각되는 경우도 많아졌다. 2022년과 2023년 상반기 리그테이블에서는 해외에 매각되는 경우가 9~10%에 불과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100억 원 이하 소형 거래의 16%가 국내 기업이 해외에 팔리는 인바운드(inbound) 거래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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