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거래소의 신규 가상자산 상장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업비트가 상장한 가상자산은 △주피터(JUP) △이더리움네임서비스(ENS) △갤럭시(GAL) 등 3종에 달한다. 빗썸도 △브렛(BRETT) △타이코(TAIKO) △폴리매쉬(POLYX) 등 3종을 잇따라 상장했다.
오는 19일 이용자보호법이 시행에 앞서 신규 가상자산 상장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면 가상자산 상장 심사 시 거래소 자율규제 협의체인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가 마련한 '가상자산 거래지원 모범사례’를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모범사례는 거래소가 가상자산 상장·유지 여부를 심사할 때 △발행 주체의 신뢰성 △이용자 보호장치 △기술·보안 △법규 준수 등을 꼼꼼히 평가하도록 한다. 각 거래소가 내규에 따라 자율적인 상장 심사를 진행했던 기존과 달리 모든 거래소가 따라야 하는 공통의 심사 요건이 규정되면서 상장 심사의 투명성이 개선되고 상장 종목 선정에 대한 거래소의 부담감도 커진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 거래소의 가상자산 신규 상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성적표는 좋지 않다. 신규 상장된 가상자산 대부분이 반짝 급등 후 하락하는 ‘용두사미’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업비트가 지난 11일 오후 12시 원화마켓에 상장한 GAL는 상장 당시 4150원까지 올랐다가 4시간 만에 3501원까지 15% 넘게 급락했다. GAL 가격은 이후에도 약세를 면치 못하며 12일 오후 4시 20분 기준 3288원까지 떨어졌다. 앞선 9일 상장된 ENS도 상장 당일 4만 500원까지 치솟았던 가격이 11일 3만 6250원까지 10% 내렸다.
관련기사
빗썸에 신규 상장된 가상자산 시세도 모두 마이너스다. POLYX·TAIKO·BRETT은 각각 약 상장 당일 대비 2%, 8%, 10%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최근 상장된 가상자산이 상장 당시에만 가격이 치솟았다가 떨어지는 현상이 되풀이되면서 가상자산 신규 상장에 따른 거래량 증가 효과도 빛이 바래고 있다. 국내 거래량 1·2위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이 지난 일주일 동안에만 각각 가상자산 3종을 신규 상장하는 등 최근 가상자산 상장이 잇따르고 있지만 국내 거래소 거래량은 지난 3월에 비해 10분의 1토막 난 수준이다.
국내 거래소의 글로벌 점유율도 쪼그라들었다. 디스프레드에 따르면 업비트의 전 세계 가상자산 거래량 점유율은 지난해 10월 80%에 육박하는 수준이었지만 6월 60% 내외로 줄어들었다. 바이낸스와 5대 거래소의 거래량 총합에서 국내 거래소의 비중은 올해 1월 50%에서 6월 10%대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