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성인방송 출연을 강요한 끝에 정신적 고통으로 숨지게 만든 30대 전직 군인이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5단독 홍준서 판사는 12일 선고 공판에서 아내를 협박하고 감금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A(37)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아내 B씨에게 성관계 영상 촬영과 성인방송 출연을 강요했다. A씨는 B씨의 수입으로 생활비를 충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내가 요구를 거부할 경우 수차례 집에 감금하기도 했다.
이같은 범행에 고통받던 B씨는 A씨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숨졌다.
홍 판사는 “피고인의 범행은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원인이 됐다”며 “피해자 아버지를 포함한 유가족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의 방송 수입에 의존하다가 이혼을 요구받자 협박했다”며 “범행 동기를 보면 비난받을 가능성이 커 실형으로 엄벌해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지난달 14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A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이날 검찰 구형에 훨씬 못 미치는 형이 선고되자 피해자의 아버지는 법정 밖에서 바닥에 주저앉아 “날 죽이라”며 오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피해자 아버지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법은 내 편인 줄 알았다”며 “우리 딸이 원해서 (성인방송 출연을) 한 것이냐. 법도 내 편이 아니고 이 나라도 내 편이 아니라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A씨는 지난 2011년 여성 나체 사진 등을 98차례 인터넷에 올린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유포)도 받는다. 당시 직업군인이었던 그는 이 사건으로 강제 전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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