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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제 안 했다고…" '前 야구선수' 아빠 야구방망이에 온몸 멍든 채 숨진 아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이미지투데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11살 초등학생 아들을 야구방망이로 무차별 폭행해 숨지게 한 40대 아버지가 징역 10년을 구형 받았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최영각)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40대 친부 A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아들을) 야구 방망이로 무차별 폭행했다”며 “엉덩이만 때릴 생각이었다고 했으나 머리를 제외한 온몸을 때렸다. 피해아동이 손으로 야구방망이를 막고 옷장으로 도망가는 등 극심한 고통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범행 당시 이성을 잃고 무자비하게 폭행했는데 검찰 조사 땐 이성적 상태에서 아들을 때렸다고 하는 등 행동과 괴리되는 말을 했다”고 짚었다.

검찰은 이어 “키 180㎝, 몸무게 100㎏인 피고인의 폭행으로 피해자의 신체 피해가 컸고 폭행 강도도 높았다”며 “피해자는 폭행당한 이후 스스로 걷지 못할 정도로 건강 상태가 나빠진 점을 보면 피고인의 죄질은 극히 불량하다”고 일갈했다.

A씨의 변호인은 최후 변론을 통해 “(피해자는) 착한 아이였는데 거짓말이 반복되면서 부모의 책임감으로 훈육하게 됐다”며 “그러나 아들이 요리조리 피하자 화가 난 피고인이 피해자를 붙잡을 때마다 한 대씩 때리기를 반복하면서 (폭행) 횟수가 20~30차례가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교 시절 야구선수였던 피고인은 위험한 부위를 피해가면서 때렸고, 아이가 숨질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어린 두 딸의 양육을 책임질 수 있도록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A씨도 “부모로서 자식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훈육하다가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며 “이 일로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잃은 마음에 매일 견딜 수 없다.하지만 어린 두 딸과 가족이 있어 어려움에 처한 가족을 위해 남은 삶을 살아갈까 한다. 아이들을 위해 꼭 선처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날 검찰의 구형에 앞서 B군의 친모 C씨가 법정에 출석해 증인신문을 받았다. C씨는 증인신문에서 “외출했다가 돌아왔을 때 아이가 긴팔 긴바지를 입고 있어 멍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창백했다거나 달리보인 점이 없었나’라는 검찰의 질문에 “피부가 굉장히 하얀 편이라 인지하지 못했다”고 했다.

또 그는 ‘A씨의 처벌을 원하나’는 질문에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두 딸이 (A씨의 부재를) 계속 물어보고 있고, 아빠와 유대가 좋은 막내는 ‘아빠가 보고싶다’고 말하고 있다”고 울먹였다.

당초 C씨도 아동학대치사 방조 혐의로 수사를 받았으나, 경찰은 C씨를 ‘혐의 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C씨는 A씨의 범행 당시 두 딸을 데리고 동생 집에 갔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내달 15일 오후 같은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앞서 A씨는 지난 1월 16일 인천시 연수구 아파트에서 초등학교 5학년생인 아들을 알루미늄 재질 야구 방망이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군이 숙제를 하지 않자 훈계를 하기 위해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범행 다음 날 새벽 “아들이 숨을 쉬지 않는다”며 스스로 119에 신고했고, 당시 B군은 온몸에 멍이 든 채 119구급대에 의해 종합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외상성 쇼크’로 결국 숨졌다. B군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외상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는 구두 소견을 수사 당국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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