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009540)이 약 3조 7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선박 수주에 성공했다. 올해 첫 컨테이너선 수주로 이번 수주를 통해 올해 목표치를 20.5% 초과 달성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유럽 소재 선사와 1만 5500TEU(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계약 규모는 총 3조 6832억 원이다.
이번에 수주한 12척의 컨테이너선은 울산 HD현대중공업과 전남 영암 HD현대삼호에서 6척씩 건조해 2028년 6월까지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할 예정이다.
이 선박에는 액화천연가스(LNG) 이중 연료 추진 엔진을 비롯해 폐열 회수 장치 등 친환경 장비가 탑재된다. 폐열 회수 장치는 엔진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에너지원으로 재활용하는 장비를 말한다.
그동안 LNG 운반선 등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했던 HD한국조선해양이 컨테이너선 수주에 나선 것은 최근 국제적인 무역량 증가와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컨테이너선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홍해 사태로 수에즈운하가 막히면서 운송 기간이 2주가량 더 늘어난 데다 8월로 예고된 미국의 대중국 관세 인상을 앞두고 중국이 물량 밀어내기에 나서면서 선박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춤했던 컨테이너선의 신조가도 증가 추세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 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억 9000만 달러 수준이었던 LNG 이중 연료 추진 컨테이너선(1만5000TEU급 기준)의 평균 신조선가는 현재 2억 2000만 달러를 웃돌고 있다.
조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물건을 나를 선박이 부족해진 상황”이라며 “상반기에는 LNG 운반선 발주가 많았다면 하반기에는 컨테이너선 발주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번 수주를 포함해 올해 총 144척(해양 1기 포함) 162억 7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이는 연간 수주 목표인 135억 달러의 120.5%를 달성한 수준이다.
선종별로는 LNG 운반선 8척, PC선 60척, 액화석유가스(LPG)·암모니아 운반선 40척, 컨테이너선 12척, 에탄 운반선 1척,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2척,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6척, 탱커 7척, 자동차운반선(PCTC) 2척, 부유식 저장 재기화 설비(FSRU) 1척, 해양 1기, 특수선 4척 등이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선박을 선별 수주해 지속적으로 수익성을 제고해나갈 것”이라며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통해 차세대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선도적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