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가까이) 벤처투자 붐을 주도했던 플랫폼과 바이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앞으로 돈을 벌어 들이는 기업과 일부 업종에 돈이 몰리는 현상이 심화 될 것입니다”
송은강(사진) 캡스톤파트너스 대표는 16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벤처·스타트업은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것이 정말 중요한 과제가 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송 대표는 국내 대표 1세대 벤처캐피탈리스트로 꼽힌다. 지난해 코스닥에 상장한 캡스톤파트너스의 운용자산(AUM)은 약 5000억 원에 이른다.
그는 업종에 따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막대한 돈이 몰리고 나머지 산업은 빠르게 추락하는 현상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송 대표는 “플랫폼 회사는 일정 규모에 도달할 때까진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규모가 커져 설사 유니콘이 돼도 손익분기점을 못맞추면 다음 라운드 투자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두려움이 업계에 만연한 상황”이라며 “스타트업은 펀딩에 성공해도 무작정 스케일업을 하기 보다는 돈을 벌 수 있는 능력부터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벤처캐피탈(VC)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큰 시장을 두고 있는 미국 VC 사례를 보면 상위 20개사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 회사들은 특정 영역에 전문성을 갖춘 곳만 살아남는 흐름”이라며 “한국도 업종을 가리지 않고 투자를 하는 일부 대형 VC를 제외하면 나머지 회사들은 AI, 기후테크, 뷰티 등과 같이 세분화된 영역에서 독보적 전문성을 갖춘 곳만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캡스톤파트너스는 AI 및 로봇 관련 투자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AI 기반의 트레블테크 기업인 ‘누아’, 로봇 의수 전문 기업 ‘만드로’ 등에 투자를 했다.
마지막으로 송 대표는 “앞으로 문을 닫는 창업 기업이 불가피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젊은 창업자들일수록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끝까지 버티다 빈손으로 사업을 접기 보다는 회사의 자산가치가 남아있을 때 과감히 그만두는 것도 현명한 결정”이라고 조언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