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이 대장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 다양한 유형의 덩어리암에 사용 가능한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을 도입했다. 창립 이래 첫 기술 도입으로 중추신경계를 넘어 방사성의약품 기반 항암 신약개발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17일 SK바이오팜은 홍콩 풀라이프 테크놀로지스와 방사성의약품 후보물질 ‘FL-091’의 글로벌 개발과 상업화 권리를 도입하는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금과 개발 및 매출액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포함해 5억 7150만 달러 규모다. SK바이오팜은 풀라이프 테크놀로지스의 방사성 약물접합체 프로그램들에 대한 일부 우선협상권도 확보했다.
FL-091은 차세대 방사성 동위원소인 악티늄-225를 전달하도록 설계된 저분자 방사성 의약품이다. 덩어리암에서 과도하게 발현되는 단백질인 뉴로텐신 수용체(NTSR1)와 결합해 암세포를 사멸시킨다. 대장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 다양한 유형의 덩어리암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풀라이프 테크놀로지스의 전임상 연구에서 따르면 FL-091은 현재 임상 개발 중인 또 다른 방사성의약품(3BP-227) 대비 NTSR1 결합 친화성이 높다.
SK바이오팜이 해외 기업에서 신약 기술을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자체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일본과 스위스 제약사, 비마약성 통증 치료제 후보물질을 중국 제약사에 기술이전하며 자금을 쌓아 왔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중추신경계를 넘어 방사성의약품과 표적단백질분해 등 신규 치료법을 통해 항암 치료제로 영역을 확장하고 ‘빅 바이오텍’으로 성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지난해 방사성의약품 치료제 분야 진출을 선언한 이후 가장 구체적인 성과가 계약”이라며 “구체화된 사업계획을 올해 안에 공개하고 임상 개발과 사업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바이오팜은 국내 처음으로 뇌전증 신약 2종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시판허가를 획득하는 등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두각을 보여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