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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남 의료동맹·아우토반 내세우는데…파멸된 전남권 의대 공모 道 여전히 착각의 늪 '허우적'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 정책 대결 승자는]

골든타임 놓쳐버린 전남도 행정 '자업자득'

행정의 가장 기본 '주민수용성' 확보 못해

건강권 놓고 밀어붙이기식 "너무 안일했다"

지난 1월 5일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전남도 국립의과대학 유치 염원 범도민 서울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전남도 의과대학 유치를 촉구하는 결의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전라남도




#수차례 지적 불구 외면한 전남도 ‘자업자득’

우물 안의 개구리다.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을 위해 전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공모는 결국 파국·파멸 됐다. 전략이나 전술 모두 완패다. 리더의 판단이 흐려진 건지, 리더의 눈과 귀를 가리는 참모진이 문제인지….

김영록 전남지사가 쏘아 올리며 의미 있는 결실을 맺은 전남권 의대 신설. 하지만 그 이후 전남도 행정은 너무나 안일했고 안일했다. ‘건강권’을 놓고 밀어부치기식 행정의 결말은 뼈아팠다. 동(순천)·서(목포)의 단순한 경쟁이 이제는 동부권과 서부권의 갈등으로 번졌다. 완전히 지역을 반으로 쪼개버린 전남도의 행정력. 참모진 재편에 대한 목소리는 여기저기서 흘러나온다.

전남도 행정력은 기본기부터 상실했다. 모든 정책이나 사업 결정에 있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부분이 ‘주민수용성’이다. 이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제 아무리 좋은 정책·사업이라 할지라도 실패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주민수용성도 확보하지 않고 10억 원의 혈세를 투입하며 전남도가 본격 착수에 돌입한 ‘전남 국립의대 및 대학병원 신설 정부 추천 용역’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행정인가. 대다수의 도민이 만족한다면 그래도 조금이라도 위로를 보내겠지만, 그렇지 않아 보인다. 자신들이 그동안 쌓아온 행정불신, 여기에 일방적 소통, 그동안 서울경제에서 수차례 지적했던 ‘공모방식' 우려는 현실이 됐다. 자업자득이다.

대한한국을 대표하는 의료정책 전문가인 서울대 김윤 교수가 지난 5월 9일 순천시를 방문해 ‘전남지역 필수의료 해결방안’을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 뒤, 노관규 순천시장 등 참석자들과 순천대 국립의대 신설을 기원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순천시


지난 6월 18일 전남 순천시 홈플러스 사거리에서 왕조1동 직능단체 200여명이 행정불신에 따른 전남도 의대 공모 철회를 요구하는 거리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순천시 왕조1동 직능단체협의회


#동상이몽 ‘골든타임’…전략부터 상급기관 뒤바뀐 듯

주민수용성 확보를 위해 전남도가 진정으로 노력했는지에 대해 순천대와 순천시에서는 “전혀 아니다”고 못 박는다. 이제는 전남도가 추진하는 공모가 아닌 공식적으로 ‘독자노선’ 구축을 발표했다. 전남도가 전남권 의대 신설을 위해 제기하고 있는 ‘골든타임’이 서로 의미는 다르지만 놓치고 말았다.

순천이 추진하는 독자노선은 지금까지 보여준 전남도의 방식보다 전략이 체계적이다. 단순히 “우리 열악하니까 도와 달라”가 아닌, 영·호남 의료동맹을 추진하고 있다. 전남-경남이 하나로 순천대에 전남권 의대 신설에 박차를 가한다.



이러한 전략이 가능한 이유는 여수~남해 해저터널이 뚫리면 1시간 거리가 10분으로 단축되면서 남해군도 전남 동부권과 같은 생활권이 된다. 장충남 남해군수는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의 발전을 위해 전남 동부권 의과대학과 부속병원 유치 필요성에 매우 공감한다”며 “의과대학 설립은 의료 혜택 뿐만 아니라, 남해남중권의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인프라 확충 사업이다”고 순천대 의대신설에 힘을 보탰다.

행정의 가장 기본인 주민수용성도 확보 하지 못한 채 돈 주고 용역 맡겨 둘 중에 한 곳을 선택하는 방법을 택한 전남도, 순천시와 순천대는 영·호남 의료동맹…. 상급기관이 뒤바뀐 듯한 평가가 나온다.

한편 올해 착공에 들어가는 ‘남해-여수 해저터널’은 2031년 개통 예정으로, 해양 관광 및 생활권역 확대와 산업 기반 공유 등의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순천대는 의과대학 설립에 더해 글로컬대학30 특화 분야인 그린스마트팜·문화콘텐츠 분야 등 미래 지역 발전에 필요한 교육 환경 개선에도 차근차근 대비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9일 전남 산림연구원에서 전남 국립의대 설립 범도민추진위원회 정부추천 용역 설명회 및 6차 회의가 열린 가운데 범도민추진위가 전남권 국립대인 목포대와 순천대에 "전남도 정부 추천 공모에 반드시 참여해 선의의 경쟁을 펼쳐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제공=전라남도


#물 건너 갔는데…'공모' 공허한 메아리

이미 공모는 물 건너 갔는데 전남도는 “공정한 관리자로서 용역 전반의 공정성과 합리성에 대한 어떠한 오해도 발생하지 없도록 신중을 기하겠다"며 "의견 수렴 절차가 시작된 만큼 두 대학도 적극 참여해 의견을 적극 개진하길 바란다”는 공허한 메시지만 남발한다.

여기에 순천의 전략은 전남도를 더욱 압박한다.

전남도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아우토반 사업. 전남도는 이 사업을 놓고 전남권 의대 신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우토반은 광주~영암 간 이동 시간이 현재의 3분의 1 수준인 25분으로 줄어들고,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서남부 지역 간 실질적 생활권 통합으로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전남도. 대학병원 2개와 다수의 대형병원이 있는 광주와 불과 25분 거리인데 서부권에 실질적으로 의대나 대학병원이 우선적인지도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순천대와 순천시에서도 이 부분을 지적한다. 순천시의 한 관계자는 “전남도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광주~영암·목포 초고속도로가 건설된다면 서부권은 광주권 의료기관 접근성이 향상되는 반면, 동부권의 열악한 의료 현실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순천 등 동부권의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는 부분이다. 참고로 순천 등 동부권에서 광주 등 인근의 대학병원을 가기 위해서는 골든타임은 커녕 2시간 가량이 소요된다.

앞서 전남도는 아우토반 사업에 대한 의지를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에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한편 전남도가 전남권 국립의대 신설을 위해 진행하는 용역에 대해 선정 절차는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에서는 설립방식선정위를 꾸려 설립방식을 제시하고, 특히 미선정 대학이나 지역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하게 된다. 2단계에서는 사전심사위를 꾸려 평가 기준(배점, 가중치 등)을 확정하고, 마지막 3단계에서는 평가심사위를 구성해 대학제안서를 접수한 뒤 서면·대면·실사를 통한 제안서 평가를 거쳐 늦어도 11월 첫 주까지 정부 추천 대학을 최종 선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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