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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부터 수소까지…에너지 全분야 포트폴리오 구축

[베일 벗은 SK 리밸런싱]

◆ '에너지 공룡' 시너지 어떻게

원유정제·자원개발 역량 합치고

선박·터미널 등 인프라 공동활용

배터리, 자금지원 등 '최대 수혜'

SK 로고. 사진제공=SK






SK이노베이션(096770)과 SK E&S가 분할된 지 25년 만에 재결합했다. 각자 성장을 이뤘던 시간을 지나 자산 100조 원 규모의 아시아태평양 최대 민간 에너지 회사로 탈바꿈한다. 석유·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와 수소·소형모듈원전(SMR) 등 미래 에너지는 물론 전기차용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기화 사업까지 거느린 종합 에너지 기업의 탄생이다.

합병은 글로벌 경기 침체의 장기화와 에너지·화학 사업의 불확실성 증대,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의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됐다. SK이노베이션을 지탱하는 두 축인 에너지와 배터리가 모두 흔들리는 상황에서 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던 셈이다.

SK는 양 사의 합병이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 △성장 모멘텀 확보 △재무·손익 구조 강화 등 세 가지 측면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합병 회사는 현재와 미래 에너지인 석유 및 천연가스·재생에너지 사업을 아우르면서 에너지 생산·수송·관리 등 전 영역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SK 관계자는 “글로벌 석유 메이저 회사들도 최근 다양한 인수합병을 통해 에너지 사업 전반의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합병 회사는 역량 결합을 통해 성장 모멘텀 또한 확보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의 원유 정제 사업 역량과 SK E&S의 자원 개발 역량이 합쳐지면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SK는 선박과 터미널 등 인프라를 공동 활용해 운영 최적화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 수혜는 역시 배터리 사업이다. 현재 10개 분기 연속 적자 상태인 SK온은 한 해 영업이익이 1조 4000억 원에 달하는 E&S의 자금 지원을 받는다. 여기에 충전 인프라, 에너지솔루션 등 전기차 관련 사업 결합 역시 이뤄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SK는 재무구조에 대해서는 2030년 기준으로 통합 시너지 효과만 상각전영업이익(EBITDA) 2조 1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전체 EBITDA는 20조 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이사회 이후 “양 사의 합병은 에너지 산업을 둘러싼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혁신”이라고 자평했다. 추형욱 SK E&S 사장은 “이번 합병으로 양 사 모두 기존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미래 에너지 핵심 사업의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1962년 국내 최초 정유 회사로 출발해 석유화학, 윤활유, 석유 개발 사업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전기차 배터리, SMR, 암모니아 등 미래 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SK E&S는 1999년 SK이노베이션에서 분할돼 도시가스 지주회사로 출범한 이래 국내 1위 민간 LNG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 전 세계를 무대로 LNG 밸류체인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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