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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주담대 보름만에 3조 이상 급증

DSR 2단계 미뤄지자 '막차 타기'

일각선 "가계빚 관리 실기" 지적

서울 시내 주택이 밀집된 한 지역. 서울경제DB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이달 들어 보름 만에 3조 원 이상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적용이 9월로 2개월 동안 유예되자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16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날 기준 555조 5292억 원으로 6월 말(552조 1526억 원)보다 3조 3769억 원 증가했다. 6월 한 달 동안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약 5조 8000억 원 늘어 2021년 10월 이후 2년 8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는데 이달 들어 보름 만에 6월 증가 폭의 약 60%를 채운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정부의 정책 혼선을 주담대 급증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금융 당국이 당초 7월로 예정된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 일주일을 앞두고 돌연 9월로 미룬 것이 오히려 대출 수요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정부는 강화된 DSR 시행 시 연체율이 높은 고DSR 차주들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가계대출 관리에 ‘실기’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출 한도가 많게는 수천만 원이 줄어들어 가장 효율적인 대출 규제 수단인 DSR 시행을 미뤄 시장에 혼선을 줬다”고 꼬집었다.

미국을 비롯해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하 신호를 내보인 것 역시 봇물이 터진 가계대출 수요를 쉽게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요소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관리에 비상이 걸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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