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당국이 오는 19일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하 가상자산법) 시행을 앞두고 가상자산의 경제적 가치 산정 방법 등을 담은 법령 하위 규정을 공개했다. 지난해 7월 제정된 가상자산법은 △이용자 예치금·가상자산 보호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규제 △금융당국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감독·검사·제재 권한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한 내용을 담았다.
17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법 시행 이후 VASP는 이용자의 예치금을 은행에 보관하고 이용자에게 예치금 이용료를 내야 한다. VASP가 마케팅 목적으로 지급한 ‘원화포인트’에 대해서도 이자를 지급한다. 원화 거래가 불가능한 코인마켓 거래소가 지난 2021년 3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 전 이용자에게 예치 받은 금전도 법령상 예치금에 해당한다.
이용자 자산 보호를 위해 사업자는 이용자 가상자산 경제적 가치의 80% 이상을 콜드월렛에 보관한다. 경제적 가치는 ‘하루 중 특정 시점에 보관 중인 가상자산의 총 수량’과 ‘전월 말일 기준 최근 1년 동안 일평균 원화 환산액’을 곱해 산정한다. 또 사업자는 해킹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하거나 준비금을 마련해야 한다. 금융위는 “경제적 가치 산출기준을 내규에 마련해 일관성 있게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상자산거래소는 이상거래를 상시감시하고 불공정거래 행위로 의심되면 금융당국에 통보한다. 불공정거래 행위를 한 자는 최대 무기징역 또는 부당이득의 2~5배에 달하는 과징금·벌금형에 처한다. 부당이득은 8시간으로 나눠 산정한다. 24시간 거래되는 가상자산 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종가를 기준으로 부당이득을 산정하는 자본시장과 차이를 둔 것이다. 만약 불공정거래 행위로 복수의 거래소에서 부당이득이 발생하면 이를 모두 합산해 부당이득을 책정한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법 시행으로 이용자 보호, 불공정거래 행위 처벌이 가능해 시장 질서가 확립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금융위는 “이번 법안은 가상자산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높은 위험, 변동성을 고려해 투자자 스스로 투자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되지 않은 미확인 사업자, 개인 간 거래(P2P) 등 장외 거래는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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