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전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반대에 나서는 등 주식시장을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음에도 국내 투자자들은 여전히 미국 투자 상장지수펀드(ETF)를 적극 사들이고 있다. 국내 자산운용사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구성 종목에 동일 비중으로 투자하는 ETF 출시를 예고하는 등 라인업 확충에 나서는 모습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지난 일주일(10~16일) 동안 ‘TIGER 미국S&P500 ETF’를 649억 원어치 사들였다. 기간을 한 달로 늘리면 순매수 규모는 2292억 원까지 커진다. 개인은 일주일 동안 ‘TIGER 미국나스닥100+15%프리미엄초단기 ETF’ 역시 451억 원 순매수했으며 ‘TIGER 미국나스닥100 ETF’와 ‘KODEX 미국AI테크TOP10+15%프리미엄 ETF’도 각각 392억 원, 289억 원씩 샀다.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투자 ETF에 꾸준히 거액을 베팅하는 것은 그만큼 미국 증시의 추세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전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S&P500지수는 사상 최고가로 마감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술주 중심 장세가 흔들리고 대선 정책에 따른 업종별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미국 증시가 계속 랠리를 펼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는 여전한 상태”라고 말했다.
미국 투자 ETF의 인기가 사그라들지 않으면서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관련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달 23일 ‘TIGER 미국S&P500동일가중 ETF’를 상장할 예정이다. 이 ETF는 시가총액의 크기대로 투자 비중을 정했던 다른 ETF와는 달리 S&P500 내 종목에 같은 비중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아시아 권역에서 S&P500지수를 동일가중 형태로 반영한 ETF가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현재 미국 증시에서 M7 비중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라 소수 종목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조정 압력에 대한 우려가 존재한다”며 “역사적으로 쏠림이 완화되는 국면에서 S&P500 동일가중 지수는 시장을 상회했고 특히 금리 인하 시기가 다가올수록 중소형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자산운용도 ‘SOL 미국AI 전력인프라 ETF’를 전날 상장했다. 앞서 ‘SOL 미국AI반도체칩메이커 ETF’와 ‘SOL 미국AI소프트웨어 ETF’를 출시한 신한운용은 인공지능(AI) 시장 관련 미국 투자 ETF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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