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에 적발된 마약 밀수 건수가 지난해 대비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수년 동안 대량의 마약 밀수가 증가했던 것과 달리 최근 들어서는 개인 사용 목적의 소량 밀수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은 17일 “2024년 상반기 동안 총 362건, 298kg의 마약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적발 건수는 2021년 상반기 662건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22년 상반기 370건, 2023년 상반기 325건으로 감소했으나 올해 들어 다시 반등했다. 298kg은 약 993만 명이 동시에 투약(1회 0.03g)할 수 있는 분량이다.
올해 상반기 적발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329kg)에 비해 31kg 줄어들었다. 관세청 관계자는 “올해 들어 10g 이하 소량 마약 밀수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반면 1kg 이상의 대형 밀수는 지난해 상반기 76건에서 올해 상반기 62건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마약 밀수 경로 역시 소량 밀수에 유리한 국제우편의 비중이 53%(191건)으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상반기 149건에 비해 28.2% 증가한 수치다. 두 번째로 빈도가 높은 밀수 경로는 특송화물(86건)이었다. 국제우편과 특송화물을 제외한 밀수 경로는 △여행자 82건 △일반화물(기타) 3건 순이었다.
품종별로 살펴보면 가장 많이 적발된 마약은 필로폰이었다. 상반기 중 75건, 154kg이 적발됐다. 대마는 총 100건, 30kg이 적발됐다. 코카인 적발 실적은 4건 29kg이었다. 흔히 ‘클럽용 마약’이라고 불리는 MDMA는 총 40건, 16kg 확인됐다. 관세청 관계자는 “필로폰 밀수 비중이 높은 것은 우리나라 시장가격이 다른 국가에 비해 월등히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필로폰 1g당 가격은 약 450 달러로 미국(44달러)의 10배를 넘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