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기반 e커머스 플랫폼 큐텐이 일부 판매자에게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으면서 판매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큐텐이 피해 입점사에 미지급한 정산대금을 이달 말까지 지급하고 보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음에도 e커머스 업계 일각에서는 현금 유동성이 저하된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한다.
큐텐은 17일 “자회사 위메프의 플랫폼 고도화 과정에서 생긴 전산 시스템 장애로 일부 파트너사에 대금 정산이 지연되는 사례가 발생했다”며 “모든 파트너사에 대한 지급을 7월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큐텐에 따르면 지난 8일 큐텐 계열사의 파트너사 500여곳의 대금 정산이 지연됐다. 큐텐은 시스템을 복구 작업을 진행하면서 12일까지 400여 파트너사에 정산을 완료했다. 아직 대금을 받지 못한 100여곳의 파트너사에는 7월 말까지 대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하기 전부터 큐텐의 일부 셀러 사이에서는 “대금을 제 때 받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큐텐 관계자는 “지난해 5월 정산 주기가 일주일에서 한 달로 바뀌면서 혼선을 빚었던 게 사실”이라며 “대부분의 경우는 정산 주기 변경으로 대금 지급일이 달라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상에 대금 지연과 관련한 글이 잇따라 올라오자 업계 일각에서는 큐텐이 2022년 티몬, 2023년 위메프, 올해 AK몰과 글로벌 플랫폼 위시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유동성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티몬과 위메프가 티몬캐시 등 선불충전금과 상품권을 할인 판매한 것도 유동성 확보 차원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이와 관련, 티몬 관계자는 “티몬캐시의 경우 오프라인 가맹점을 늘리는 것과 연계해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큐텐은 정산 지연을 겪은 모든 판매자에게는 연이율 10%의 지연 이자를 지급하고, 지연 금액의 10%를 각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지연 기간에 따라 판매 수수료 일부 감면, 우리사주 구매 조건으로 주식 매입 기회 제공 등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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