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국 e커머스 업체들이 참석하는 전자상거래 통관체계 개편 간담회를 19일 개최한다. 소비자들의 해외 직구 편의를 위해서지만 직구 제품들의 통관 절차가 간소화되면 결과적으로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만 혜택을 본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어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19일 오후 서울에서 전자상거래 통관체계 개편 관련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번 간담회는 기획재정부 관세정책관 주재로 열리며 기재부 및 관세청 담당자들과 국내·외 전자상거래 플랫폼 업체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특히 국외 전자상거래 플랫폼 중에서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이 자리한다. 그동안 알리, 테무가 정부 주최 행사에 참석한 적은 있지만 통관 관련해 기재부 주관 간담회에 들어가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간담회는 정부 차원에서 해외 직구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직구 규모는 6조 6819억 원으로 2020년(4조 3557억 원) 대비 53.4% 증가했다. 해외 직구는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통관 절차는 이를 따라가지 못해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최근 직구 물품의 안전성을 검사해야 하는 관세청 공무원이 부족해 상품이 들어오는 항구와 공항에 물량이 쌓이고 통관 절차가 길어져 국내 소비자들이 직구한 제품을 빨리 배송 받지 못하는 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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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통관체계 개편 조치가 결과적으로 중국 e커머스 업체에만 좋은 일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C커머스를 통한 중국 직구 상품의 배송이 빨라져 소비자들의 C커머스 선호도를 더욱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직구 중 중국 제품 규모는 2020년 8182억 원에서 지난해 3조 2873억 원으로 주요국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 e커머스 시장을 잠식하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쉬인 등을 찾는 한국 소비자들이 늘어난 결과다.
최근 들어 유해물질 검출 등의 이슈가 터지며 중국 e커머스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감소하는 등 다소 주춤하는 모습이지만, 정부가 해외 직구 통관 절차를 간소화해 물류 효율성을 높여주면 알리와 테무의 국내 판매가 증가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알리와 테무는 가격이 저렴한 반면 중국에서 상품을 들여와야 하기 때문에 국내 e커머스 업체들과 비교해 배송 속도 측면에서 약점이 있다.
이 때문에 중국 e커머스와 경쟁해야 하는 국내 e커머스 플랫폼과 중소 제조업체들은 정부의 통관체계 개편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국내 e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 편의를 위한 조치라지만 통관 체계가 효율화 되면 일방적으로 중국 e커머스에 유리하다”며 “알리와 테무의 물류 담당 택배사들을 제외하고는 이 같은 정부의 행보를 좋게 보는 업체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한국 산업계의 우려를 알고 있다며 중국 e커머스에 대한 규제책도 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업계 동향, 국내외 업체간 형평, 통관 관련 정책 시사점 등 현황 파악을 위한 자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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