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XRP)이 최근 열흘새 급등락하며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지난 8일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0.4198달러였던 XRP 가격은18일 0.6266달러까지 올라 50% 폭등했지만, 하루 만에 13.04% 미끄러지며 0.548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리플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합의에 도달할 것이란 관측이 퍼진 영향이다. 앞서 복수의 외신은 업계 소식통을 인용, 리플이 현지시간으로 18일 오후 2시 SEC와의 비공개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선 이번 회의의 안건이 지난 3년간 결론을 내지 못했던 XRP 증권성 소송 합의 아니냐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XRP 가격은 즉시 급등해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0.6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급등세는 곧바로 꺾였다. 17일(현지시간) SEC가 18일 진행될 예정이던 비공개 회의를 취소한 탓이다. SEC는 취소된 비공개 회의의 상대와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리플과의 회의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이어 XRP 가격은 다시 0.5달러대로 하락했다. 이후 SEC와의 합의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은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는 “합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긴 어렵지만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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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와의 합의 가능성은 다시 미궁 속에 빠졌지만 XRP 투자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특히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19일 오전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XRP가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가상자산 거래소는 국내 최대 거래소인 업비트다. 업비트 거래량은 전체 XRP 거래량의 16.2%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의 거래 비중인 12.83%보다 높다. 전체 거래량의 3%가 이뤄지고 있는 빗썸까지 포함하면 국내 거래소들이 전체 XRP 거래량의 20%를 차지한 셈이다.
국내 XRP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국내 5대 원화 거래소 모두 XRP 거래량이 비트코인(BTC)을 훌쩍 뛰어넘었다. 19일 오전 10시 32분 기준 XRP의 24시간 거래대금은 약 6725억 5800만 원으로, BTC의 2380억 5500만 원보다 약 3배나 많은 규모다. 업비트 전체 거래량 가운데 30%가 XRP 거래량인 수준이다. 국내 시장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XRP가 해외보다 국내에서 더 비싸게 거래되는 ‘김치 프리미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오전 11시 김프가에 따르면 국내 거래소의 XRP 가격은 해외보다 1.16%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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