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들이 이달 애플 주식을 3000억 원어치가량 순매수하고 나섰다. 올 9월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인 아이폰 16 시리즈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물량 확보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최근 고점 논란에 미국 ‘매그니피센트 세븐(M7)’ 종목들이 조정을 겪고 있는 것과는 확연히 대조된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부진을 겪었던 중국 스마트폰 판매량이 점점 늘고 있어 당분간 주가 상승세가 기대된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인도 시장 성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애플 주식 2961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올 하반기 들어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 쏠렸던 투자 자금이 중소형주로 이동하며 M7 종목들이 부진하고 있지만 애플 주가의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애플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6.50% 상승하며 M7 종목들의 평균 주가 상승률 1.11%를 한참 웃돌고 있다. 최근 일론 머스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주가가 20% 이상 급등하고 있는 테슬라를 제외하면 이달 들어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애플이 유일하다.
온디바이스 AI인 아이폰 16 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시장의 기대가 커지는 모양새다. 올 초 애국 소비 운동과 저가폰 공세가 맞물리며 부진했던 중국 시장 내 스마트폰 판매량도 파격적인 가격 할인 정책 덕에 점점 살아나고 있다. 중국 정보통신기술원(CAICT)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올 5월 중국 아이폰 판매량은 502만 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증가했다. 올 4월 판매량인 349만 5000대와 비교해도 40% 넘게 증가한 수치다. 이에 애플의 협력사이자 주요 공급 업체인 폭스콘산업인터넷(FII)도 관심을 받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아이폰 예상 출하량이 올해 대비 9% 증가한 2억 3500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며 관련 수혜주로 FII를 꼽기도 했다.이에 중학개미들은 이달 들어서만 FII 주식 288만 달러어치(약 40억 원)를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올 6월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출하량이 예상치보다 못할 경우 상승세가 꺾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채널 재고 소진이 아직은 필요한 만큼 출하량 둔화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장기적으로는 인도 시장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애플은 미중 갈등으로 시장 다변화 전략을 추구하며 인도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애플은 현재 인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내년까지 인도의 아이폰 생산 비중을 25%까지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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