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전을 구하던 50대 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A금융’으로부터 신용카드 잔여 한도 내에서 5.3% 저금리로 대출이 가능하다는 전화를 받았다. A사는 신용카드로 물품을 24개월 할부로 구매하면 결제금액의 70%는 선지급하고 남은 금액은 6개월 동안 할부 대금을 정상 상환하면 환급하겠다며 김씨를 꼬드겼다. 이를 믿은 김씨는 카드 정보를 유선으로 알려준 뒤 2개의 카드로 총 2800만 원을 결제했다. 하지만 A사는 이후 반 년 넘게 연락을 받지 않았고 김씨는 남은 할부금을 모두 갚아야 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인터넷 상거래로 위장한 ‘카드깡’이 성행하는 등 신용카드 결제를 유도하는 불법행위가 지속되고 있다며 금융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23일 밝혔다. 금감원은 불법 업체가 등록된 금융업체로 오인하기 쉽도록 제도권 금융회사와 유사한 상호를 사용하면서 '저금리', '대환대출' 등의 문구로 소비자를 유인한다고 경고했다.
금감원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부동산을 거래할 수 있는 가상의 플랫폼을 만든 후 가상의 부동산을 신용카드로 결제해 구매하면 부동산 매매 또는 임대를 통해 원금 보장 및 고수익을 낼 수 있다며 투자자를 모집하는 사기도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무료 이벤트 참여를 유도하면서 신용카드 결제가 이뤄지면 잠적하거나 로또 당첨 번호를 예측해준다며 고액 결제를 유도하고 연락이 두절되는 사례도 있다.
금감원은 “유선 또는 온라인상에서 카드 정보 또는 개인정보를 요구하면 불법일 가능성이 높으니 단호하게 거절해야 한다”면서 “투자를 권유받은 경우 인터넷 홈페이지 '파인'에서 제도권 금융회사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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