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생애 상금 ‘톱5’에 한국 선수 4명이 올라 있다. 후도 유리(일본)가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신지애, 전미정, 이지희, 안선주가 2~5위를 형성하고 있다. 생애 상금 1위도 조만간 신지애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 후도 유리(13억 7206만 2382엔)와 신지애(13억 6110만 2344엔) 간 상금 차이가 1096만 38엔 밖에 나지 않기 때문이다. 신지애가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따고 싶어 일본 대회 보다 LPGA 대회에 전념하느라 그 시기가 늦어지고 있을 뿐이다.
이처럼 신지애는 여전히 경륜의 샷을 날리고 있지만 JLPGA 무대에서 한국의 위세가 쪼그라든 건 인정해야 할 현실이다. 이번 시즌 상금랭킹 20위 안에 현재 한국 선수 이름은 한 명도 없다. 생애 상금 톱5에 4명이나 올라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다. 작년만 해도 신지애가 상금 3위에 올랐고 배선우가 16위를 기록했다.
한국여자골프가 일본 무대에서 힘을 잃게 된 건 2020년부터다. 2019년 만해도 한국선수가 9승을 합작했지만 2020년에는 신지애의 2승이 전부였다. 2021년에도 신지애만 2승을 거뒀다.
2015년과 2016년 17승씩 합작해 2년간 34승이나 거두던 그 막강했던 위세가 2020년과 2021년 4승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일본 무대에서 한국여자골프의 위세가 추락한 가장 큰 이유로 ‘세대교체 실패’를 꼽는다. 이런 시기에 지난 5월 아마추어 신분으로 월드 레이디스 살롱파스 컵에서 우승했던 이효송(15)이 JLPGA 투어에 최연소로 입회한다는 소식은 가뭄에 단비 같다. 이전 JLPGA 투어 최연소 등록 기록은 2017년 만 17세의 나이로 입회한 하타오카 나사가 갖고 있었다. 이효송은 2008년 11월생이다.
물론 너무 이른 나이에 프로로 전향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고민을 했을 터이고 한국 골프팬으로서는 그의 결정에 격려와 응원을 보내는 게 마땅할 것이다.
한국이나 일본 여자골프 무대에서는 모두 만 18세가 넘어야 입회를 할 수 있다. JLPGA 투어는 이효송이 메이저대회 우승자라는 점을 고려해 특별 입회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효송은 당분간 일본에서만 프로 선수로 활동할 수 있다. 국내 무대에서 그의 샷을 직접 볼 수 없는 건 아쉽지만 일본 여자골프 무대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올 게 분명하다. 이효송 바람은 과연 태풍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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