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후드’와 함께 미국 온라인 증권 거래 플랫폼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 양대 강자로 꼽혀온 위불(Webull)의 국내 진출 시도가 무산됐다. 위불은 올해 초부터 금융 당국과 사전 협의에 나서며 증권중개업 인가 신청을 계획했지만 수익 모델과 관련한 당국과의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국내 사업을 접게 됐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위불코리아 준비법인은 이달 19일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한국 사업 철수를 공식화했다. 현재는 법인 청산 절차를 진행 중이다.
위불은 2017년 설립된 미국의 증권 거래 플랫폼 회사로, 직관적인 사용자인터페이스(UI)로 중·상급자 투자자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로빈후드와 함께 미국의 대표적인 양대 MTS로 꼽힌다. 위불은 2022년 3월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위불코리아 준비법인을 설립한 뒤 2023년 7월 한국투자증권 국제본부장을 지낸 이원재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올해 초부터는 본격적인 인가 신청 작업을 위해 금융 당국과 사전 조율에 들어갔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구체적으로는 위불의 수익화 방식이 국내 규제와 성격이 맞지 않아 금융 당국이 난색을 표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에서 위불은 투자자에게 거래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대신 시장조성자인 대형 브로커에게 수수료를 수취해 이익을 얻는 ‘투자자 주식 주문 정보 판매(PFOF·Payment For Order Flow)’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이런 방식은 개인 투자자와 소매 브로커 간 이해 상충 문제와 함께 투기적 거래를 유도할 수 있다는 우려에 사용하지 않고 있다. 당국은 PFOF 방식이 아닌 다른 방안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을 요구했지만 위불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결국 인가 신청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 업계는 위불이 한국 진출을 포기하자 “한시름 놓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서학개미의 경우 공식적으로 국내에 출시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위불이 제공하는 주식 관련 데이터를 보기 위해 애플리케이션을 이미 활용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기 때문이다. 올해 초 위불의 인가 신청 소식이 전해지자 한 대형 증권사 최고경영자는 회의에서 “경쟁 판도가 크게 바뀔 수 있다”며 위기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국내 한 증권사 관계자는 “위불은 전 세계적 주식 광풍을 이끈 플랫폼 중 하나”라며 “서학개미 파이를 위협할 요인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국내 금융투자 업계에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zero@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