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향후 3년간 가장 중요한 전략으로 ‘탈(脫)탄소화 및 넷제로(탄소배출량 0) 달성’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글로벌 CEO는 절반 가까이가 탈탄소화 및 넷제로 달성을 1순위로 꼽은 반면 한국 CEO는 10명 중 3명만 이 같은 응답을 해 온도차를 보였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한영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이 조사는 한국 포함 전 세계 21개국의 CEO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최신 설문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향후 3년간 가장 우선시할 전략을 묻는 질문에 글로벌 CEO와 한국 CEO 응답자 모두 탈탄소화 및 넷제로 달성을 1위로 꼽았다. 그러나 체감온도에는 차이를 보였다. 글로벌 CEO의 절반에 가까운 43%가 탈탄소화 및 넷제로 달성을 가장 중요한 장기 전략으로 지목한 반면 한국 CEO는 28%만이 해당됐다. 한국 CEO들은 넷제로 외에도 매출 확보 및 새로운 수익원 창출(28%), 기술 혁신 투자(28%), 데이터 관리 및 사이버 보안 개선(22%) 등을 중요 장기 전략으로 꼽았다.
특히 한국 기업 CEO 10명 중 4명은 경기 둔화 또는 재정난으로 1년 전 대비 ‘지속가능성’의 우선순위를 낮췄다. 6%는 이사회 우선순위에 집중하기 위해 지속가능성의 우선순위를 낮췄다. 결과적으로 한국 CEO 절반에 가까운 46%가 지속가능성을 단기 우선순위에서 밀어낸 셈이다.
반면 글로벌 CEO 응답자 중 54%가 1년 전보다 지속가능성을 중요시하고 18%는 우선순위를 낮춘 것으로 조사돼 한국 기업 CEO들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및 지속가능성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편 글로벌 기관 투자자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별도 조사 결과 글로벌 기관 투자자의 28%는 기업 투자 시 1년 전보다 지속가능성을 우선적으로 보고 있고, 36%는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나머지 36%는 거시 경제, 규제 당국의 감시 강화, 경기 둔화 등으로 우선순위를 낮췄다.
박재흠 EY한영 기후변화 및 지속가능 경영 서비스(CCaSS) 리더 겸 ESG 임팩트 허브 리더는 “전 세계 경제 불황 영향으로 국내외 기업들의 ESG 관심이 줄고 있다는 분석이 있지만 이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 심화에 따른 착시 현상일 수 있다”며 “실제로 이미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환경, 사회적 무역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ESG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 상황에서 기업들이 비용에 초점을 두어 ESG경영을 실천하기 녹록지 않겠지만 지속가능성, 비재무적 사항들은 기업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장기적인 지속가능성 전략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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