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한국 시간으로 27일 새벽 2시 30분에 중계될 개막식은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실내 경기장이 아닌 야외에서 열린다. 파리 도심을 흐르는 센강에서는 일찌감치 보트 예행연습이 진행됐다. 개막식에서는 노트르담 대성당과 루브르 박물관을 지나 에펠탑 인근까지 6㎞에 이르는 구간에서 참가국 선수 1만500명을 태운 선박 94척의 행진이 펼쳐질 예정이다. 아직까지 개막식 공연이 베일에 싸여있는 가운데 희귀병 투병으로 활동을 중단했던 팝스타 셀린 디옹의 복귀 가능성이 제기되며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신사스탠다드가 디자인한 팀 코리아의 단복이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단복 톱(TOP) 10’에 선정되며 국제적인 호평을 받는 등 개막부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올림픽은 한국과 7시간의 시차가 나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만큼 개막식 뿐 아니라 여러 경기가 한국 기준 새벽에 진행된다. 마침 휴가와 겹쳐 새벽까지 밤을 지새우고 경기 일정을 사수하다 보면 신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기 쉽다. 4년만에 열리는 하계올림픽을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의 도움말로 살펴보자.
◇ 목이 탄다? 맥주보단 물...심심풀이 야식은 자제해야
올림픽 기간인 7월 말~8월 초는 장마가 끝나고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다. 아무리 더워도 맥주 등 주류로 갈증을 해소하지 않아야 한다. 손기영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틈틈이 물을 마셔 갈증을 해소하되 올림픽을 시청한다고 해서 야식을 섭취하는 건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건강을 위해선 올림픽 기간이라도 평소와 생활습관을 비슷하게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배달음식을 시켜 과식하기 보단 경기를 시청하면서 러닝머신이나 고정식 자전거 등을 이용해 활동량을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TV 앞에 바짝? 적정거리 유지하고 눈 자주 깜빡여야
올림픽 경기에 지나치게 집중하다보면 눈이 건조해지기 쉽다. 한 곳에 시선이 오래 머무르다 보면 눈을 잘 깜빡이지 않아 안구가 건조해지고 자칫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도 있다. 올림픽 경기를 시청할 때 눈을 자주 깜빡거리고 눈이 건조하다는 느낌이 들 때 인공눈물을 넣어주면 증상완화에 도움이 된다. 사호석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눈과 TV의 거리를 2m 이상 유지해 피로를 줄이는 것이 좋다"며 "스마트폰으로 경기를 시청할 때는 30㎝ 이상 거리를 유지하며 블루라이트 차단율을 높게 설정하라”고 말했다. 실내 불을 끈 상태로 경기를 시청하는 것은 금물이다. 시력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경기 시청 땐 허리 곧게 펴고 턱 살짝 당긴 자세로
늦은 시간 경기를 시청하다 보면 자세가 흐트러지기 쉽다. 조재환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경기를 시청할 때는 허리, 등, 목뼈 같은 기관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올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옆으로 누워 팔로 머리를 괴는 자세, 높은 베개를 베는 자세, 허리를 등받이에 끝까지 받치지 않고 반쯤 누워있는 자세는 특히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에 따르면 경기를 시청할 때는 등받이에 엉덩이를 최대한 집어넣고 올바르게 앉아야 한다. 화면을 볼 때는 턱을 살짝 당겨 화면을 바라보는 시선을 아래로 약 15도 유지하도록 하자. 경기를 보는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 몸을 풀어주는 게 도움이 된다.
◇ 목건강 지키려면 실내 습도 조절도 신경써야
올림픽 응원 열기에 취해 과도하게 소리 지르고 장시간에 걸쳐 이야기하는 것은 목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이윤세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올림픽 기간동안 건강한 음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목이 쉬는 느낌이 있거나 통증이 있으면 음성 사용을 자제하라”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성대 결절이 발생해 오랫동안 쉰 목소리와 발성장애를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목에 힘주어 말하거나 고함치는 행위를 삼가고, 극단적인 고음이나 저음으로 말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실내 습도를 조절하고 틈틈이 수분을 섭취하면 목 건강에 도움이 된다.
◇ 피곤해도 낮잠은 30분만...늦은 밤 카페인 섭취 자제해야
늦은 시각에 경기를 시청하더라도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나 홍차, 알코올 등은 피하는 게 좋다. 정석훈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올림픽 기간동안 수면 질이 저하되지 않도록 생활습관을 잘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일 일정한 시각에 일어나고 경기 시청 중 졸음이 오면 바로 잠자리에 드는 게 중요하다. 그는 “선수들의 열정적인 경기모습을 보다가 정신적, 심리적으로 흥분하기 쉬운데 밤늦게 경기를 볼 때는 가급적 흥분하지 않고 편안하게 시청해야 수면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