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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묵은 망분리 손질…내부망서도 AI 활용 길 열린다

이르면 내달 합리화 방안 발표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8일 금융연구원이 주최한 미래 금융 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금융위




금융 당국도 인공지능(AI)·클라우드 서비스 활용 등 국내 금융 산업의 디지털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망 분리 규제 완화에 착수한 상태다. 2013년 대규모 금융 전산 사고를 계기로 규제를 도입한 지 10년 만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다음 달 금융권의 내외부 통신망을 분리하도록 한 망 분리 규제에 대한 합리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합리화 방안에는 내부 업무망 PC를 통해 챗GPT 등 AI 서비스를 이용 가능하게 하고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적용 업무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상반기 진행한 ‘금융 부문 망 분리 태스크포스(TF)’에서 논의된 내용과 업계 요구 사항을 점검해 개선안을 마련 중”이라며 “금융권이 기존보다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로, 빠른 시일 내 발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금융 당국이 망 분리 규제 완화에 나선 것은 전 세계적으로 금융권 혁신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규제에 가로막혀 적극적인 디지털 혁신에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망 분리는 금융사·전자금융업자(핀테크)들의 내부 업무망을 인터넷·무선통신망 등 외부망과 분리하도록 한 규제다. 회사 내에 내외부망 PC를 분리해 놓는 방식이다. 2013년 발생한 대규모 금융 전산 사고인 ‘3·20 사태’를 계기로 해킹과 같은 외부 침입으로부터 내부 전산 자원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실제 망 분리 규제는 국내 금융 시스템의 안전성을 크게 높이는 역할을 했다. 물리적으로 내외부망을 철저히 분리해 개인정보 유출 등 사고를 원천 봉쇄했기 때문이다. 실제 2017년 전 세계가 대규모 랜섬웨어 공격으로 피해를 입었을 당시에도 국내 금융권은 피해가 없었다.

그럼에도 금융 당국이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은 10년 새 정보기술(IT)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규제 완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대부분 산업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는 클라우드·AI 등 디지털 신기술 적용을 가로막아 금융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챗GPT 등 생성형 AI 기술을 업무에 활용하고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외부망 연계를 통한 오픈소스 활용 등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규제로 인해 디지털 서비스 연구개발(R&D)에 차질을 빚으면서 우수 정보기술(IT) 개발 인력까지 유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금융 당국도 2022년 11월 규제 완화의 일환으로 연구개발 망에 대한 망 분리 예외를 허용하고 지난해 9월부터는 내부망에서의 SaaS 이용에 대해 금융 규제샌드박스를 통한 특례를 부여하는 등 점진적으로 규제를 완화해왔다. 다만 일부 규제 완화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올 4월 각계 전문가와 함께 금융 부문 망 분리 TF 1차 회의를 열어 관련 감독 규정 개정·폐지 등 규제 합리화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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