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로 과일·채소류 가격이 치솟는 일이 반복되자 식품업계가 ‘스마트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계약 재배 물량을 늘리는 것은 물론 직접 관련 기술을 개발하거나 농가에 설비 구축을 지원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올해 4월 경기도 여주에 위치한 4000㎡(1200평) 규모 스마트팜에서 가지를 새로 납품받아 식품 제조와 급식 사업에 활용하기로 했다. 5300㎡ 면적의 전북 무주 스마트팜에선 로메인을, 5000㎡ 크기 충남 부여 스마트팜에선 오이를 각각 확보했다. 아워홈은 주로 쌈과 샐러드에 들어가는 채소류를 스마트팜 작물로 전환하고 있다. 올해 예상 매입 물량이 지난해보다 76% 많을 정도로 활용도가 급증하고 있다. 아워홈은 지난 25일 스마트팜 전문업체 어그레이트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향후 과채(애호박·오이·고추)와 엽채류(대파·부추)도 도입하기로 했다. 롯데마트 역시 올해 장마의 장기화에 대비해 스마트팜 농산물을 지난해보다 약 20%가량 늘렸다.
스마트팜은 첨단 기술을 접목해 빛·온도·습도·이산화탄소·배양액 등 작물이 자라는 최적의 환경을 유지하는 농장이다. 기존의 비닐 온실보다도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어 주목받는 분위기다. 최근 들어 매년 폭염과 폭우로 상추·배추·깻잎 등 작물이 타격을 입는 상황에서 매력도가 특히 커졌다. 일례로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매년 7∼8월이면 태풍으로 인해 토마토 수급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배추 역시 1포기의 소매 가격이 26일 기준 5556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날보다 29.8% 오른 상태다. 한 식자재 업체 관계자는 “스마트팜은 장마철 비 피해를 받지 않아 농작물 품질이 균등하고, 예상한 물량만큼 수확이 가능해 시세 영향도 적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업계가 스마트팜 설비 구축이나 기술 개발에 뛰어드는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농업법인 팜팜에 관련 설비 비용 11억 원을 지원하고, 2022년부터 5년간 토마토 생산량 1300톤 전부를 구매하기로 계약한 바 있다. 이 금액을 활용해 팜팜은 충남 논산에 2만m²(약 8000평) 크기의 최신식 스마트팜을 구축했다. 난방과 배양액 시설만 갖췄던 기존의 비닐 온실과 달리 발광다이오드(LED)와 수분 관리 등 최신식 설비를 들였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5~10년 단위 장기계약 대금을 이용해 중소규모 농가는 스마트팜으로 전환하고, 급식업체는 안정적으로 농산물을 확보하게 된다”고 했다. 풀무원은 수온 상승이나 해양 오염에 대비해 직접 3년 내 상용화를 목표로 육상 김 양식장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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