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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는 훨훨 나는데…ETN 거래대금 2년 4개월만에 최저

7월 일평균 858억으로 감소세

퇴직연금 편입 안돼 경쟁서 밀려

증권사들 당국에 제도개선 요구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상장지수증권(ETN)이 상장지수펀드(ETF)와 달리 투자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 ETF는 월 배당을 비롯해 인공지능(AI), 방산 등 다양한 테마 상품들이 인기를 끌며 활발히 거래되고 있지만 ETN은 이달 일평균 거래 대금이 근 2년 반 만에 가장 적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부터 30일까지 거래소에 상장된 ETN 상품의 일평균 거래 대금은 857억 7708만 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 최저치로 2022년 3월 기록한 800억 8681만 원 이후 가장 적다. ETN은 기초지수 변동과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증권사가 발행한 일종의 파생결합증권이다. 올 4월과 5월 원유·천연가스·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락하며 거래 대금이 일시적으로 뛰기는 했지만 6월 900억 원대로 내려온 뒤 현재까지 감소 중이다. 반면 ETF는 일평균 거래 대금 3조 6542억 원를 기록하며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 환경 자체가 ETN에 불리하다는 견해다. ETN은 손실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큰 탓에 ETF와 달리 거의 대부분 퇴직연금 상품에 편입되지 못하고 있다. ETN은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한 뒤 거래하는 ETF보다 안정성이 더 떨어진다. 금융위원회 퇴직연금감독규정상 원금 대비 상환 금액의 최대 손실이 40%가 넘는 상품은 퇴직연금에 편입될 수 없다. ETF는 퇴직연금 편입만으로 엄청난 규모의 순자산 유입과 더불어 인지도 효과도 함께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ETN 출시를 담당하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 트렌드에 따라 AI·방산 등 주식형 테마 ETN 상품들도 많이 등장했었지만 인지도에 밀려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며 “출시 여력이 충분한데도 증권사들은 비슷한 상품을 내놓지 않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테마 상품이 ETF에 밀리다 보니 변동성이 큰 원자재 관련 상품만 부각돼 투자자에게 위험 상품이라는 인식이 각인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선물 2X·3X 레버리지나 인버스 중심으로 시장이 커지다 보니 위험성만 집중적으로 부각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ETN도 퇴직연금 상품에 편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리스크도 우려보다는 낮다는 주장이다. 현재 증권사가 ETN을 발행하기 위해서는 신용등급 AA- 이상, 자기자본 1조 원 이상, 증권업 인가 3년 이상 유지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ETN이 신용위험 리스크에 휩싸일 가능성은 시장 우려보다 현저히 낮다”며 “현재 금융투자협회를 중심으로 금융 당국에 퇴직연금을 통한 ETN 상품 투자가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을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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