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금융 리스크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각 지역의 중소 은행들이 연이어 구조조정에 들어가고 있다.
31일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 데이터를 자체 추산한 결과 최근 2개월 사이에 60곳 이상의 중소 은행이 해산·합병을 진행하고, 일부 은행은 구조조정을 거쳐 ‘자산 규모 1조위안(약 190조원) 은행’ 반열에 올랐다.
지난달 28일 중국 당국은 동부 저장성 다이산처우저우 촌진(중국 농촌 기초 행정단위)은행과 저우산푸퉈처우저우 촌진은행 해산을 결정했다. 같은 달 랴오닝 농촌상업은행은 신민 농촌상업은행 등 농촌 중소 은행 36곳을 합병했다.
이달 24일에는 안후이성의 화이베이 농촌상업은행이 쑤이시 농촌상업은행의 채권·채무를 인수했다. 지난 28일엔 중부 허난성 농촌상업은행이 성내 금융기관 25곳을 합병했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신생 은행도 합병 대상에 포함됐다.
중국 중소 은행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중국 당국 통계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촌진은행은 2022년 말 대비 10곳 줄어든 1635곳으로 전국 은행의 40.87%를 차지했다. 올해는 중소 은행의 해산·합병 속도가 더욱 빨라지면서 은행 감소 추세는 더욱 가파를 전망이다.
제일재경은 “중소 은행이 사라지면서 한편으론 여러 개의 1조위안 규모 은행이 출현하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 각 지역에서 성(省) 단위로 작은 농촌 은행 수십 곳을 흡수해 몸집을 불린 대형 은행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청샹 카이위안증권 은행업 수석 분석가는 “중소 은행은 이윤 부족과 자산 품질 약화, 자본 보충 제한 등 어려움에 직면했고 감독 당국은 합병과 구조조정을 장려하고 있다”며 “은행 자체적인 경영 문제가 크지 않아도 지역 금융 개혁과 금융 시너지 창출 측면에서 합병이 진행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각 지역 은행은 지방정부 재정난과 부동산시장의 장기 침체 등이 겹치며 부실이 계속돼 왔다.
특히 농촌상업은행의 불량 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기준 9053억위안(약 172조원)으로 주식형 상업은행이나 도시상업은행에 비해 규모가 컸다. 전체 대출액에서 불량 대출액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농촌상업은행이 3.34%로 가장 컸다. 도시상업은행과 민영은행 불량 대출률은 1%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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