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항암제 및 당뇨병 합병증 치료제 개발 기업 압타바이오(293780)가 미국 머크(MSD)와 면역항암제 임상시험 협력을 위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압타바이오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MSD와 공동 개발을 위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압타바이오는 면역항암제 ‘APX-343a’와 관련해 글로벌 빅파마와 공동 연구를 지속적으로 협의해 왔다. APX-343a는 체내 활성산소 생성을 조절하는 효소인 녹스(NOX)를 저해해 암관련섬유아세포(CAF)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의 면역항암제다. 각종 염증과 섬유화 관련 질병을 일으키는 NOX를 조절해 활성산소를 제어한다.
이번 계약으로 압타바이오는 임상 진행의 스폰서를 맡고 MSD는 임상을 위한 ‘키트루다’를 제공한다. 키트루다는 지난해 250억 달러(약 34조 원)가 판매된 글로벌 1위 의약품이다. 양사는 고형 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압타바이오의 신규 표적 면역항암제 APX-343A와 MSD의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임상을 위해 각 사가 제공키로 한 부분에 수반되는 비용은 각각 부담한다.
이번 계약은 MSD가 전임상 단계의 신약 후보물질을 병용 대상으로 삼은 드문 경우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모은다. 통상 MSD는 키트루다의 효능을 높이기 위해 임상에 진입한 약물과 병용 투여 계약을 진행해왔다. 압타바이오 관계자는 “APX-343A는 현재 비임상 단계에 있지만 CAF 제어 기전 항암제 개발에서 글로벌 선두로 앞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압타바이오의 면역항암제 APX-343A는 전임상 실험을 통해 CAF 억제제로서의 효능을 입증해 임상 단계에서도 기대되는 신약 후보물질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CAF로 인해 키트루다의 내성을 갖는 마우스 모델에서 병용 효능을 보인 만큼 임상 단계에서도 면역관문억제제에 반응률이 낮은 환자군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이란 기대다. CAF 제어 면역항암제는 항암 치료 뿐만 아니라 방사선 치료 효과도 증진시킨다는 점에서 기존 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하는 차세대 약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CAF의 종류가 다양하고 적절한 마우스 종양 모델이 없어 현재까지 승인된 신약이 없는 상태다.
최근 NOX 저해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NOX 타겟 신약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을 보유한 압타바이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압타바이오와 같은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일본 ‘아사히 카세이’는 지난 5월 스웨덴 제약사 ‘칼리디타스 테라퓨틱스(칼리디타스)’에 인수됐다. 칼리디타스의 주요 후보물질인 ‘세타낙시브’는 압타바이오의 APX-115와 같은 NOX 저해제 기전이다. 현재 임상시험 단계의 NOX 저해제 신약을 보유한 기업은 칼리디타스와 압타바이오 두 곳 뿐이다.
이수진 압타바이오 대표는 “이번 임상시험은 압타바이오의 기술력과 연구개발(R&D) 역량을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 받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더 많은 성과를 달성하고 혁신적인 CAF 표적 면역치료제를 잠재적으로 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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