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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온시스템 인수가 조정하나…한타, 유증대금 납입 연기[시그널]

유증·지분인수 등에 총 1.7조 필요

주가 급락에 인수가 조정 시도할듯





한온시스템(018880)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한앤컴퍼니(한앤코)로부터 지분을 추가 취득해 이 회사의 경영권을 확보할 예정이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가 기존 계획을 수정하고 한앤코 측과 전면 재협상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당초 이날 마감 시한이던 한온시스템 유상증자 대금 납입을 이행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온시스템은 보통주 6514만여 주를 주당 5605원, 총 3651억 원 규모로 한국타이어에 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할 계획이라고 올해 5월 3일 공시했다. 그러면서 대금 납입 기일을 3개월 뒤인 8월 3일로 정했다. 3일이 휴일인 관계로 실질적인 대금 납입 기한은 이날까지였다.

그러나 이 유상증자 거래를 위한 선행 조건이 충족되지 못하면서 대금 납입 기일도 미뤄졌다는 게 한국타이어와 한앤코의 공통된 설명이다. 양 사는 3개월 전 이번 거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기업결합 신고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등을 유상증자 대금 납입의 선행 조건에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타이어는 이번 유상증자와 별개로 한앤코가 보유한 한온시스템 지분 25.0%를 주당 1만 250원, 총 1조 3679억 원에 사들이기로 합의했는데 이를 위한 SPA 체결이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IB 업계 관계자는 “양 사 MOU 이후에도 한온시스템 주가가 계속 하락하면서 이 가격에 경영권을 사오는 게 한국타이어에 부담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한온시스템 지분 19.49%를 보유한 한국타이어는 이번 신주 취득과 추가 지분 인수를 묶어 총 50.53%를 확보할 계획이었다. 전체 쏟아붓는 자금은 총 1조 7330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5월 MOU 체결 이후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인수가가 너무 비싸다는 업계 안팎의 분석이 많았다. 이날도 한온시스템 주가는 전일 대비 3.11% 하락한 4360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조현범 한국앤컴퍼니(000240) 회장과 한상원 한앤코 사장이 오랜 친분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 양 사의 MOU가 구속력이 높다는 점 등을 들어 협상이 완전히 깨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한국타이어가 일단 유상증자 대금 납입을 미루면서 인수가가 다소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조 회장은 상대측과 거래를 할 때 생각보다 계산이 빠르고 영리한 편”이라며 “아무리 한 사장과 친분이 있다고 해도 무리한 인수합병(M&A)이라는 판단이 들면 충분히 재협상을 시도할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한온시스템 인수금융 대주단도 양측의 거래 종결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현재 최대주주인 한앤코와 대주단 측이 맺은 인수금융 계약에 따르면 현 주가 상태에서는 이미 담보인정비율(LTV)이 초과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양측의 M&A가 정상적으로 종료되지 않으면 대주단도 한앤코에 지분 추가 인수 요구 등 웨이버(waiver·위험 발생 후 손해를 회피하는 행위)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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