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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일상생활 중심 잡아주는 헌법 사용설명서

■일생에 한번은 헌법을 읽어라(이효원 지음, 현대지성 펴냄)

제헌절인 지난 7월17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영덕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손바닥에 물감을 묻혀 태극기를 만들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이야말로 인간 삶의 투명한 거울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헌법을 제대로 읽을 것을 강력히 권한다. 대한민국이 어떠한 나라가 돼야 한다고 축약해 놓은 규범이자 다양한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을 지닌 사람들이 더불어 살기 위해 만든 기반인 헌법을 공부함으로써, 내가 어떤 사람이 돼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성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간 ‘일생에 한번은 헌법을 읽어라’에서 저자 이효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법이야말로 우리 삶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며 헌법을 정독할 것을 당부한다. 이 교수는 13년 동안 법조계에서 법 제도를 연구·기획하고 정책을 수립하는 검사로 지낸 뒤, 지금은 서울대 교수로서 법을 가르치고 있는 국내 대표적인 헌법학자다.

책은 대한민국 헌법 전문부터 부칙까지 총 130조항을 깊이 있게 살펴보고 그 안에 담긴 법적 의미를 인생의 가치로 연결 시키는 이른바 ‘내 삶의 헌법사용 설명서’다. 저자는 “헌법은 우리의 현실에 밀착돼 있다. 원하는 곳에서 살고 이사할 수 있는 자유, 꿈꾸는 직업을 마음껏 선택할 수 있는 권리, 친구나 연인과 나누는 사적인 대화와 일상을 남에게 공개하지 않을 프라이버시까지 생각보다 많은 부분이 헌법으로 보호되고 규정된다”고 설명한다.

누구나 살면서 헌법이 궁금해질 수 있다. 네이버 등 포털에서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접속하면 대한민국 헌법 내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조문을 읽는 것만으로 행간에 담긴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 쉽지 않다.



저자는 간결한 언어로 헌법 각 조항의 의미와 배경을 풀어내며 헌법의 세계로 친절히 안내한다. 책의 구성은 평범한 사람도 헌법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왼쪽 페이지에 헌법 규정, 오른쪽 페이지에는 저자의 글을 배치하는 방식을 택했다. 각 헌법 조항에서 인생의 의미를 이끌어내는 저자의 글을 한 조각씩 읽다 보면, 어느새 헌법이 어렵고 엄격한 법 규범을 넘어 삶의 참고할 만한, 가치 있는 경구임을 이해하게 될 듯하다.

저자가 특히 강조한 구절을 보자. 헌법 제10조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돼 있다. 저자가 여기서 눈여겨 보는 것은 것은 ‘행복할 권리’가 아닌 ‘행복을 추구할 권리’라고 서술돼 있다는 점이다.

왜 헌법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만 보장하고 있을까. 저자는 이에 대해 “국가가 행복의 내용을 판단하고 일방적으로 보장하다가는 오히려 개인을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내포하고 있다. 행복은 누구에게나 동일한 모습의 이상향으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고 풀어준다. 1만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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