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라면 열풍이 전세계에서 일고 있고 대한민국 선수들이 맹활약 중인 ‘2024 파리올림픽’ 특수까지 기대되면서 국내 식품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부진한 수익성과 내수시장의 한계에 단순 경기방어주로 인식돼오던 국내 음식료업종이 K-푸드 열풍에 힘입어 성장주로 재평가받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월에 상장한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Fn K-푸드 ETF’는 1일 기준 최근 1년 동안 30.62% 상승했다. 최근 3개월 동안에만 20% 가량 상승하며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 상품은 ‘에프앤가이드 K-푸드지수’를 기초지수로 코스피, 코스닥 상장주식 중 K-푸드와 연관된 기업 30종목에 분산투자한다. 국내 식품기업의 무대가 글로벌로 확장되는 현상에 집중해 CJ제일제당(097950), 오리온(271560), 농심(004370) 등 해외시장을 집중 공략 중인 대표종목을 50% 이상 편입한 게 특징이다.
2010년대 이후 국내 음식료 기업들은 내수시장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도모한 결과 올들어 서서히 결실이 나타나고 있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식품 수출 대표주자인 라면의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2.3% 증가한 5억 9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올 4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월 1억 달러를 넘어선 후 상반기 내내 유지되고 있다. 대표기업인 삼약식품은 올해 영업이익 3059억 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라면뿐 아니라 냉동김밥과 떡볶이 등 쌀가공품의 수출 증가세도 가파르다.
K-푸드는 K-팝의 전세계적인 확산과 한국 드라마 및 영화 등 한국 문화컨텐츠 인기를 기반으로 수출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것 또한 K-푸드에는 호재다.
이에 따라 K-푸드에 투자하는 ETF에도 높은 관심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연초 이후 급등에 따른 높은 밸류에이션이 부담인 건 사실이지만, 하반기 북미를 중심으로 한 매출 확대로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현빈 NH-아문디운용 ETF투자본부장은 “주력 수출품목 중 하나인 라면은 국내보다 판가도 2배 이상 높은데다 북미 뿐 아니라 네덜란드, 영국 등 유럽으로도 수출이 확대되고 있다”며 “주식시장의 단기적 변동에 따라 주가 등락은 있겠으나 지속적인 실적 개선과 성장주로 재평가되고 있어 장기적 주가 상승을 기대해볼 만 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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