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미국 증시 급락의 직격탄을 맞고 3년 11개월여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 고용지표가 부진을 거듭하면서 외국인이 현·선물 시장을 통틀어 총 2조 7688억 원어치를 매도한 것이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일본의 닛케이225지수도 5.81% 하락하는 등 아시아 주요 국가의 증시도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안전자산인 채권의 가격은 크게 올랐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1.49포인트(3.65%) 하락한 2676.1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2700선 아래로 내려온 것은 6월 10일(2689.19)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2020년 8월 3.66% 하락한 이래 가장 크게 떨어졌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각각 4.21%, 10.40% 급락했다. 삼성전자의 낙폭은 2020년 6월 4.59% 이후 약 4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코스피시장에서 내린 종목은 868개이고 오른 종목은 58개뿐이었다. 특히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 1조 9201억 원어치의 매물을 쏟아내며 지난해 8월 이후 최대치를 팔아 치웠다.
간밤 미국 뉴욕 증시에서 고용지표가 악화된 게 발단이었다. 경기 침체 우려가 번졌고 연쇄적으로 빅테크를 중심으로 강한 조정이 일어났다. 하루 전만 해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9월 기준금리 인하 시사로 긍정적이었던 시장 분위기는 순식간에 싸늘해졌다. 여기에 미국의 7월 실업률이 4.3%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올라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고용 일자리 수가 전월 발표치 대비 반 토막 수준인 11만 4000개 증가에 그쳤다.
침체 공포를 반영하듯 미 선물시장도 출렁이고 있지만 안전자산인 채권 가격은 오름세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3.7bp(bp=0.01%포인트) 내린 연 2.939%에 장을 마쳤다. 국고채 10년물과 30년물도 연 2.976%, 2.880%로 마감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물가 안정 후 단행되는 금리 인하와 달리 경기 침체 우려로 단행되는 금리 인하는 증시에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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