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로보락이 장악한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세하면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세 회사는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에 더해 물걸레 세척 기능까지 갖춘 일체형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주도권 확보에 한창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점유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중국 로보락은 올해 상반기에 한국 로봇청소기 시장에서도 점유율 46.5%로 1위에 올랐다. 한국 가전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가 장악하고 있는데, 유독 로봇청소기 분야에서는 로보락이 2022년부터 3년째 1위 자리를 지키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4월 출시한 일체형 로봇청소기 '로보락 S8 맥스V 울트라'의 판매 호조가 매출 성장을 이끌고 있다. 로보락 S8 맥스V 울트라는 강력한 먼지 흡입과 물걸레 기능뿐 아니라 모서리 청소 기능, 청소용 물을 자동 교체하는 ‘직배수 스테이션’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해 국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올해 상반기 로보락 매출은 142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 2000억원의 절반을 이미 훌쩍 넘어섰다. 상반기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을 제품 가격대 150만원 이상으로 좁히면 로보락의 점유율은 65.7%로 고급 제품에서도 선전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로보락이 독주해온 로봇청소기 시장은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일체형 신제품을 출시한 이후부터다. 삼성전자는 4월 초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 자동 세척, 스팀 살균까지 가능한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를 출시했다. 비스포크 AI 스팀은 출시 25일 만에 누적 판매 1만 대를 돌파하고, 출시 후 두 달간 삼성전자의 로봇청소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보다 약 60% 증가했다. 비스포크 AI 스팀이 출시된 4월 이후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은 로보락 35%, 삼성전자 25% 정도로 삼성전자가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LG전자는 먼지 흡입과 물걸레 청소 기능은 물론 물걸레 자동 세척 기능도 갖춘 일체형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곧 출시할 예정이다. 로보락이나 삼성전자의 대표 제품과 비슷한 가격대의 프리미엄 제품으로 중국 실버스타그룹과 협력해 제품을 제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에 앞서 LG전자는 4월 로봇청소기 'B-95AW'의 전파인증 적합성 평가를 완료하고 특허청에도 '로보킹 AI 올인원' 상표명을 출원했다.
국내 업체들은 중국 제품의 약점으로 꼽히는 보안과 사후관리서비스(AS)에서 경쟁력을 부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국의 삼성전자서비스 서비스센터 113곳을 통해 로봇청소기 전문 엔지니어에게 제품을 수리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질세라 로보락도 올해 신제품 출시에 맞춰 고객 서비스를 대폭 강화했다. 회사는 AS 접수처를 기존 로보락 AS 센터 18곳에 더해 롯데하이마트의 AS 접수 지점 334곳 등 총 352곳으로 확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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