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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2000원·생맥주 무제한…"술값이라도 내려야 손님오죠"

치솟는 외식물가에 지갑 닫히자

저가주류 마케팅으로 고객 유인

치킨게임 우려에도…"고육지책"

인천에 위치한 고깃집에서 주류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박시진 기자




“안 그래도 여름 장사가 비수기인데, 술 값이라도 내려야 손님이 찾아와 버틸 수 있습니다.”

최근 고물가 시대에 고객들의 지갑마저 닫히자 자영업자들이 주류 가격을 대폭 낮추는 선택을 하고 있다. 술 값을 싸게 책정해 고객들을 유도하는 마케팅을 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술로 마진을 남기기 보다 차라리 많은 양의 음식을 팔자는 자영업자들이 늘며 저가 주류 판매 기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소주(외식)의 소비자 물가 지수는 지난해 1월 111.67에서 올 7월 115.69로 올랐다. 맥주 역시 111.87에서 118.24로 높아졌다.

외식 물가가 오른데다 주류 가격마저 비싸지자 고객들의 지갑이 닫히고 있는 추세다. 서울 강남, 송파 등 강남 3구에 위치한 술집이나 식당에서는 기본적으로 주류 가격이 최소 6000원에서 1만원대까지 형성돼 있다. 여기에 삼겹살 200g당 가격은 2만83원으로 1년 전(1만9150원) 대비 4.9%가 올랐다. 서민 음식의 대표주자였던 ‘삼겹살에 소주 한 잔’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자영업자들은 손님들을 유인하기 위해 주류 가격을 2000~3000원 수준으로 낮추거나 맥주 무제한 행사 등을 추진하고 있다. 월세, 인건비 등 고정비용 부담에 주류 마진을 다소 포기하더라도 손님을 유치하겠다는 일종의 ‘탈출구’인 셈이다.

최근 주류 회사들이 출고가 인하를 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해 12월 말 정부의 기준판매비율 도입에 따라 소주 제품의 출고가를 10.6% 낮췄고, 같은 기간 롯데칠성음료는 처음처럼, 새로 등 소주 출고 가격을 각각 4.5%, 2.7%씩 인하했다.

영등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차라리 이렇게라도 손님을 유인하는 게 낫다”며 “소주 한 병 시켜 먹을 손님도 저렴한 가격에 주류, 음식 등을 추가로 주문하며 오히려 매출에 이득이 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자영업자들의 무리한 주류 인하 경쟁이 치킨 게임으로 번질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식자재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주류 가격 인하에 제 살 깎아 먹기 경쟁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치킨 게임으로 동네 상권 물 흐린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고물가에 ‘집밥족'들이 늘며 이들을 유인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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