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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에 1조2000억 투자, 주주배당 규모 유지" 두산의 주주달래기 성공할까 [biz-플러스]

두산 3사, 합병 발표 후 일제히 첫 주주서한

두산에너빌 “1조원 투자여력 원전사업에 투입”

두산밥캣 “기존 배당규모 유지, 적극적 밸류업”

두산로보 "5년 내 매출 1조원 달성, 성장 시너지"

주식매수청구권 규모와 국민연금 움직임 관건





두산에너빌리티(034020)가 사업구조 개편으로 얻는 1조2000억 원의 투자 재원을 전부 원전 사업에 투입하기로 했다. 두산밥캣(241560)은 기존 배당 규모를 그대로 유지하고 두산로보틱스(454910)는 5년 내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했다.

두산(000150)그룹은 에너빌리티∙밥캣∙로보틱스 등 3개사가 이같은 내용이 담긴 주주서한을 일제히 발송했다고 4일 밝혔다. 두산이 주주서한을 보낸 것은 지난달 11일 로보틱스와 밥캣의 합병을 골자로 한 사업구조 개편안을 발표한 이후 처음이다. 5일 합병 동의 절차 참여하는 주주명부가 확정되는 가운데 본격적인 주주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은 사업 개편에 따른 회사의 성장성과 주주환원 정책을 통한 ‘밸류업’ 의지를 강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논란이 된 합병 비율에 대해서는 더욱 소통을 강화해 불가피성을 설명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두산 CI. 사진제공=두산


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는 우선 서한에서 "두산밥캣 분할을 포함한 이번 개편으로 1조 원 수준의 투자 여력이 생겼다"며 "이를 전부 원전 사업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두산밥캣을 분할할 경우 차입금 7000억원이 감소하고 비영업용 자산 처분을 통해 현금 5000억 원 확보가 가능하다. 박상현 대표는 "체코에 이어 폴란드,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 영국 등 향후 5년 간 총 10기 내외의 원전 수주를 기대할 수 있고 SMR(소형모듈원전) 사업에서도 5년 간 62기 수주 목표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청사진을 내놓았다. 이같은 수주량을 감당하려면 신기술을 확보와 생산설비 증설을 위한 투자금 마련이 필수라는 게 박상현 대표의 설명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직원들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의 최종조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두산


스캇박 두산밥캣 대표는 밥캣과 로보틱스의 합병의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스캇박 대표는 "산업용 자율주행 장비 시장은 2031년 80조 원 규모로 예상된다"며 "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기존 제품의 무인화, 로봇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실제 건설장비 분야 세계 1위인 캐터필러는 2020년 마블로봇을, 농업장비 세계 1위인 디어앤컴퍼니는 2021년 베어플래그 로보틱스를 인수한 바 있다. 박 대표는 밥캣이 성장기업인 로보틱스와 합병되면 배당 수익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에 대해선 "현재까지 실시해 온 배당정책을 통합법인이 승계해 배당규모를 유지하고 통합법인의 사업적 성과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밸류업’ 방안을 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밥캣의 2023년 배당액은 주당 1600원이다. 밥캣은 앞서 기존에 보유하던 자사주는 물론 합병 반대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취득하게 되는 자사주도전부 소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는 밥캣과의 합병을 통해 5년 내 매출 1조 원 이상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류정훈 대표는 "로봇의 최대 시장인 북미, 유럽 시장에서 압도적 네트워크와 비즈니스 인프라를 갖춘 두산밥캣과 통합하면 고객에 대한 접점이 현재 대비 약 30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보틱스는 규모 10조 원 수준인 자율주행 로봇∙무인 지게차 시장 등 새 비즈니스 진출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두산밥캣의 컴팩트 휠 로더. 사진제공=두산밥캣


두산 3사는 논란이 된 합병 비율에 대해선 적극 해명했다. 주주들 사이에선 로보틱스에 비해 밥캣의 회사 가치가 낮게 평가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스캇박 대표는 "법에서 상장법인 간 합병 시에는 시가 대 시가로만 교환 비율을 산정하게 돼 있다"며 “로보틱스와 밥캣의 주식 교환 가액인 8만114원, 5만612원은 두 회사의 2024년 평균 주가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류정훈 대표도 "주식시장에서의 회사 가치는 실적 외 미래 잠재성, 기술력 등 다양한 근거에 기반하는 것”이라며 “로보틱스는 최근 3년 간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며 연 평균 20%씩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두산 관계자는 "이번 사안의 가장 당사자인 주주들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이번 서한을 비롯해 주주들과 더욱 소통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3사 대표들은 주주들에게 사과를 남기기도 했다. 박상현 대표는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해 주주들에게 충분히 사전 설명을 드리지 못해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고 스캇 박 대표는 “주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도 “주주 여러분들의 깊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 두산타워 전경. 사진제공=두산


업계에선 이번 두산의 주주서한에 대한 주주들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주 달래기에도 불구하고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설정 한도 이상으로 행사할 경우 합병은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빌리티의 경우 주식매수청구권 한도가 6000억 원이고 밥캣과 로보틱스는 각각 1조5000억 원, 5000억 원 수준이다. 현재 3사의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이 모두 주가보다 낮은 만큼 청구권을 사용하는 주주들의 규모가 커질 수 있다.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개편의 성사를 가를 열쇠를 쥐고 있다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국민연금은 두산에너빌리티의 지분 6.78%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혼자서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한도(6000억 원)를 넘길 수 있다. 국민연금은 2014년 삼성중공업(010140)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과정에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고 합병은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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