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봉은사가 과거 소유지였던 서울 강남구 삼성동 땅을 돌려달라고 한국전력공사(한전)을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2심에서도 패소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민사17-1부(한규현·차문호·오영준 부장판사)는 봉은사가 한전을 상대로 제기한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 등 소송에서 지난달 18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 땅은 과거 봉은사가 소유했지만 1970년 상공부가 조계종 총무원으로부터 사들였다. 당시 봉은사가 매각한 땅은 한전 부지를 포함해 33만㎡(10만평)에 이른다.
봉은사는 지난 2020년 한전을 상대로 “상공부가 제3자인 조계종 총무원과 거래를 했기 때문에 무효”라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했다. 봉은사가 토지 수용에 반대하자 당시 군부가 조계종 총무원을 압박해 해당 부지를 억지로 수용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법원은 봉은사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계약서 거래 상대방이 봉은사가 아닌 조계종 총무원이 기재된 것은 사실이다”면서 “거래가 이뤄졌던 시기 조계종 총무원장이 봉은사 주지를 겸했기 때문에 사실상 봉은사를 계약 당사자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매각된 부지가 경내지(境內地·사찰에 속하는 토지)라고 보기 어렵다”며 “경내지라 하더라도 사찰로서의 존립이나 목적 수행과 무관하다”며 계약을 무효로 돌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 법원의 판단도 동일했다.
한편 해당 부지는 현대차그룹이 2014년 9월 이 땅을 10조원에 낙찰았다. 현대차그룹은 해당 부지에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를 세우기 위해 서울시와 협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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