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더본코리아) 영업이익률(2023년 기준 6.2%)은 낮은 편입니다. 저희보다 (영업이익률이) 매우 높은 곳도 있을 겁니다. 그 브랜드 사장이 백종원이었으면 난리 났을 겁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난달 22일 ‘연돈볼카츠 사태’ 관련 해명을 위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한 말이다. 회사의 낮은 영업이익률은 가맹점주들과의 상생을 위한 결과였다는 주장이었다. 최근의 논란들이 일종의 유명세라는 불만은 덤이다.
세간의 인식과 달리 연돈볼카츠 사태가 더본코리아의 코스피 상장에 대형 악재가 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투자은행(IB) 업계의 중론이다. 한국거래소가 최근 상장 예비 심사 지연을 통보했지만 이를 무기한 연기라고 해석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심사 경력이 있는 한 거래소 관계자는 사견을 전제로 “회사 매출에서 연돈볼가츠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은 데다 6개월 이상 걸리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것은 상장 예비 기업에 지나친 부담을 안겨주는 전례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진짜 문제는 백 대표의 말속에 있다. 더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4107억 원으로 전년(2822억 원) 대비 4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56억 원으로 같은 기간 오히려 2억 원 줄었다. 매출의 92%가 국내에서 발생해 성장의 한계도 뚜렷하다. 더본코리아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115억 원으로 전년(136억 원) 대비 줄었다. 과거 백 대표는 국정감사장에서 “국내 외식업은 포화 상태”라고 말한 적 있다.
운영 브랜드와 가맹 점포 수를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수익성은 악화했지만 뚜렷한 돌파구를 발굴하지 못한 게 더본코리아의 현주소다. 낮은 영업이익률을 미덕으로 내세울 때가 아니라는 얘기다.
더본코리아가 원하는 기업가치는 약 4000억 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순이익이 209억 원임을 고려하면 약 19배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해야 한다.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339770)의 PER이 11배 수준이다.
백 대표는 지금까지 수많은 방송에 출연했지만 왜 회사의 상장을 추진하는지, 성장 비전은 무엇인지 등을 아직 속 시원하게 밝힌 적이 없다. 증시 입성의 길은 가맹 점주와의 분란 해결이 아닌 예비 주주들의 신뢰에 달려 있다는 점을 새겨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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