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5일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던 국내 증시가 하루 만에 급반등하며 널뛰기 장세를 보인 가운데 V자 반등을 노린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이틀간 1조 원가량의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쓸어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상품 특성상 변동성이 높을수록 손실 가능성이 크다며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증시 급락이 시작된 이달 2일 코스피200지수의 2배를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 2692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어 코스피지수가 10% 가까이 폭락한 5일에는 그보다 더 많은 4382억 원어치를 쓸어담았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이틀 새 해당 ETF를 7062억 원, 255억 원 순매도했다. 연초 이후 이날까지 개인의 KODEX 레버리지 순매수액이 약 5500억 원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이번 폭락장에서 V자 반등을 노린 개인투자자가 많았던 셈이다.
코스닥 레버리지 대표 상품인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개인은 2일과 5일 각각 1108억 원, 1617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5일 두 상품은 ETF 시장에서 나란히 개인 순매수 1·2위를 차지하며 개인들의 대표 매수 종목으로 등극했다.
실제 KODEX 레버리지는 급락장을 보였던 2일과 5일 이틀 동안 25% 가까이 급락한 후 이날 반등에 성공, 하루 만에 다시 3.9% 반등했다.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역시 같은 기간 27% 이상 폭락한 후 이날에는 9.2% 상승했다. 이날 개인은 두 상품을 각각 294억 원, 28억 원 순매도했다.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ETF가 보유 기간 전체 수익률의 n배를 따르는 게 아닌 일간 수익률의 n배를 추종하는 특성상 변동성이 큰 장일수록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즉 일정 기간 레버리지 ETF에 투자해도 해당 기간 중 등락이 반복된다면 최종 지수가 변동이 없다고 해도 수익이 ‘0’이 되지 않는다.
일반적인 ETF가 기초지수 구성 종목을 매수 후 보유하는 방식을 원칙으로 하는 반면 레버리지 ETF는 편입 시점의 매수 혹은 매도 포지션을 그대로 유지한 채 시장 상황에 상황에 맞춰 리밸런싱 거래를 매일 수행하면서 수시로 포지션을 조정하는 방식을 따르기 때문이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통상 지수 상승을 예상하면 레버리지 ETF를 구매하고 지수 하락을 예상하면 인버스 ETF를 매수하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로는 보유 기간 지수가 상승해도 레버리지 ETF에서 손실이 날 수 있고 지수가 하락해도 인버스 ETF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며 “테마 종목 지수나 고변동성 지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일수록 이러한 효과가 더 커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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