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카드사들의 데이터 사업은 단순히 결제 내역 분석을 통한 맞춤형 상품에 그치지 않는다. 기업이나 소상공인·지방자치단체 등이 실제로 사업이나 행정상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형태로 확대되고 있다. 자영업자·소상공인 ‘사장님’들이 카드사의 매출·상권 분석 데이터를 바탕으로 영업을 하거나 지자체가 지역 축제·이벤트를 개최할 때 카드사가 제시한 날짜나 장소에 맞춰 행사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카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사의 데이터 사업 확대는 수수료 인하 압박 등의 요인으로 본업보다 (데이터 사업이라는) 부수 업무에서 활로를 찾기 위한 시도”라면서도 “금융 산업의 전체적인 측면에서는 새로운 (신산업) 기회”라고 말했다.
실제로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등록된 데이터 상품은 올 6월 기준 총 1만 2520여 건이다. 이 가운데 7개 전업카드사(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가 등록한 상품만 8740개 이상으로 전체의 70%에 달한다. 카드사가 사실상 빅데이터 테크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데이터 사업에서 성과를 내려면 데이터 가공·유통·통합 등의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앞으로도 카드사의 데이터 사업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데이터 분석 조직도 확대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빅데이터 기획 △신한원데이터 관리 △트렌드 분석 등을 담당하는 빅데이터연구소와 데이터 수입 사업을 맡는 데이터사업본부를 두고 있다. 올해부터는 데이터사업본부를 본부급 조직으로 격상한 바 있다.
삼성카드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 담당 조직을 뒀고 데이터 플랫폼인 블루 데이터 랩을 개설하기도 했다.
KB국민카드의 경우 데이터사업부와 데이터서비스1·2부 등으로 이뤄진 데이터사업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데이터사업부는 데이터 분석, 컨설팅 등의 사업을 하며 수익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데이터서비스부는 데이터 분석을 통한 모델링, 이업종 데이터 제휴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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