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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 대신 투자" 외친 기시다 총재선거 전략 꼬이나

투자에 방점 '자산운용입국'

증시 급변에 개미 손실 속출

실적 부각 못하고 비난 화살

日銀 금리인상 시점 논란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로이터연합뉴




일본 증시가 급격한 변동성에 노출되면서 다음 달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둔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재선 전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가뜩이나 낮은 지지율로 퇴진 압박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투자에 방점을 찍었던 기시다 총리의 ‘자산 운용 입국’ 경제정책이 역풍을 맞을 수 있어서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집권당 총재가 총리가 된다.

6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225평균지수는 전날 대비 3217.04엔(10.23%) 오른 3만 4675.56엔으로 마감했다. 전날 일본 증시 사상 최대 낙폭(4451엔)이자 1987년 10월 20일의 ‘블랙 먼데이(14.9%)’에 이은 두 번째 하락률(12.4%)을 기록한 닛케이평균은 이날 상승세로 전환하며 장중 10.97% 뛴 3만 4911.8엔까지 치솟았다.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해 마음을 졸였던 투자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하루 사이 지수 흐름이 급변하는 상황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번 주가 폭락은 다음 달 실시되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기시다 총리에게 암초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시다 정권은 그동안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 확충으로 ‘저축에서 투자로의 전환’을 강조해왔다.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에 힘입어 올 6월 말 기준 NISA 계좌는 1520만 개로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다. 주가 상승기에는 증시로의 자금 유입에 탄력을 주면서 순기능을 발휘했지만 예상하지 못한 급락장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속출했다. 아사히신문은 “내각 지지율이 (20% 초반의) 역대 최저치를 기록 중인 가운데 9월 선거에서 기시다 총리는 경제 실적을 최대한 부각한다는 계획이었다”면서 “그러나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면 ‘저축에서 투자로의 전환’에 앞장섰던 정권에 비난의 화살이 집중될 것”이라고 짚었다. 불편한 기류는 자민당 내에서도 감지된다. 자민당 아소파의 한 중견 정치인은 “국민으로부터 (좋게) 평가받았던 경제정책이라는 이 정권의 장점이 사라졌다”며 “기시다 정권이 더욱 궁지에 몰렸다”고 지적했다.



지난 5일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한 일본 증시(왼쪽)는 하루 만인 6일 사상 최대 폭으로 상승하는 변동성을 보였다./EPA·로이터연합뉴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시점을 두고도 쓴소리가 쏟아졌다. 지난달 말 금리 인상 결정 후 급격히 진행된 엔화 강세가 주가 하락을 가속화했다는 이유에서다. 경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잘못된 인상이라는 비판과 함께 정치 압력이 개입됐다는 의혹까지 나온다. 실제로 일본은행의 7월 회의를 앞두고 자민당 고위 관계자들이 금리 인상을 촉구하는 공개 발언을 했다. 일본은행 출신의 아타고 노부야스 라쿠텐증권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엔화 약세에 대처하기 위해 정치권과 일본은행이 소통한 결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지금의) 소비와 생산 지표는 금리 인상을 정당화하기에는 너무 약하다”고 진단했다. 야당은 정부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 대표는 국회 예산위원회 개최와 함께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와 정부 관계자들의 해명이 필요하다며 공세 수위를 올리고 있다. 한편 자민당과 입헌민주당 양당의 국회대책위원장은 이날 중의원 재무금융위원회에서 이달 중 ‘폐회중 심사’를 열기로 합의하고 이 자리에 우에다 총재의 출석을 요구해 금리 인상과 관련한 설명을 듣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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