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생체 내 근육은 물론 심장과 뇌 신호까지 측정하는 생체 전자소자를 쉽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신소재를 개발했다. 향후 스마트워치는 물론 심장박동 수를 조절하는 페이스 메이커 등의 측정 정확도를 높이는 데 해당 기술이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스티브 박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박성준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3차원(3D) 프린팅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생체 전자소자를 쉽고 빠르게 제작할 수 있는 전도성 고분자 기반 전극 물질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존 2차원(2D) 전극 패터닝(형태화) 기술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신소재는 피부의 원하는 위치는 물론 심부 영역과 뇌 신경세포를 자극·측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피부에 부착하는 헬스케어 모니터링 소자부터 생체 삽입형 소자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생체 전자소자에 사용됐던 금속 물질은 단단한 물성으로 인해 연약한 생체 조직에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또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됐던 전도성 하이드로젤 소재도 낮은 전기 전도성을 갖고 있어 생체 적합성을 개선하기 위해 소자 제작 이후 24시간 이상의 독성 제거 공정을 진행해야 했다.
연구팀은 심전도 측정과 근전도 측정, 뇌 피질전도도(ECoG) 측정 소자, 3D 뇌 탐침 측정 소자를 개발해 기능성을 검증했다. 높은 전하 저장 능력을 활용, 낮은 전압(60㎷)으로 쥐의 좌골신경을 자극하는 소자를 개발해 생체 자극 소자로서의 성능을 확인했다. 더불어 복잡한 3D 회로를 필요한 적용 분야에 맞춰 제작할 수 있고 3D 마이크로니들 구조로 전극을 패터닝해 조직 표면에 있는 생체 신호뿐 아니라 조직 심부에 있는 뉴럴 인터페이스 제작이 가능해졌다.
연구를 주도한 스티브 박 교수는 “기존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제작되는 전자소자의 경우 전도성 및 생체 적합성을 개선하기 위해 장시간 및 복잡한 형태의 후처리가 필요해 래피드 프로토타이핑을 장점으로 가져갈 수 있는 3D 프린팅 기술의 모든 장점을 이용할 수 없었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단점을 해결해 향후 환자 맞춤형 바이오 전자소자 및 다양한 3D 회로 응용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ˮ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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