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주간의 파리 올림픽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이 7일 귀국했다. 두 사람은 올림픽 기간 태극 전사들의 금메달 사냥을 적극 후원하는가 하면 전 세계에서 모인 최고경영자(CEO)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갖는 등 숨 쉴 틈 없는 일정을 소화했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귀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출장 성과에 대해 “실적으로 보여야죠”라고 강조했다. 올림픽 현장에서 펼친 스마트폰 마케팅에 대해서는 “보람이 있었다”는 소회를 밝혔다.
그는 글로벌 비즈니스 미팅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과 (미팅을) 했다지만 자세한 내용은 말씀드리기가 힘들 것 같다"며 “우리 선수들이 올림픽 기간에 잘해서 너무 기분이 좋았고 갤럭시 Z플립 셀피 마케팅도 잘된 것 같아 그런대로 보람이 있었다”고 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삼성전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의해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Z플립6를 활용한 ‘빅토리 셀피’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올림픽 참가 선수들에게 최신 폴더블(접히는) 스마트폰 갤럭시 Z플립6 올림픽 에디션 1만 7000대를 배포했고 이 회장이 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전을 직접 관전하며 대한민국 선수단의 첫 메달 획득 현장을 지켜보기도 했다.
이 회장은 파리 올림픽 기간 주요국 정·재계 인사를 비롯해 비즈니스 파트너와 잇따라 연쇄 회동을 하는 등 글로벌 경영 행보를 펼쳤다. 이 회장이 올림픽을 참관한 것은 이건희 선대회장과 함께 찾은 2012 런던 올림픽 이후 12년 만이다.
지난달 25일 이 회장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초청으로 엘리제궁(대통령궁)에서 열린 글로벌 기업인 오찬에 참석했다. 이 회장은 오찬에 참석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부터 코카콜라의 제임스 퀸시, 유튜브의 닐 모한 CEO와 세계 최대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 등 글로벌 기업인 40여 명과 만났다. 같은 날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함께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및 마크롱 대통령이 루브르박물관에서 공동 주최한 ‘파리 올림픽 개막 전야 만찬’에도 참석했다. 만찬에는 IOC 위원 100여 명과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 프레데릭 10세 덴마크 국왕, 알베르 2세 모나코 왕자 등 세계 정상급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이 밖에도 이 회장은 페터르 베닝크 전 ASML CEO 등 반도체·정보기술(IT)·자동차 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인들과 릴레이 미팅을 갖고 사업 현안 및 협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 회장도 이날 올림픽 참석을 겸한 약 10일간의 파리 출장을 마친 후 같은 곳을 통해 귀국했다. 정 회장은 올림픽 참관 소감에 대해 “아무래도 이번 올림픽은 양궁이 잘돼서 좋았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올림픽) 개회식부터 다 잘된 것 같다”며 “배드민턴도 잘했다”고 덧붙였다.
2005년부터 20년간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 회장은 올림픽 개회 전부터 파리를 찾는 등 양궁 대표팀을 전폭 지원했다. 모든 양궁 경기를 현장에서 직관했고 한국 여자 양궁이 올림픽 10연패를 달성하자 직접 시상자로 나서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양궁협회 회장사로서 1985년부터 40년간 양궁을 후원해왔다. 국내 단일 스포츠 종목 후원으로는 최장기간이다.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한국 양궁은 이번 올림픽에서 사상 첫 ‘금메달 5개 싹쓸이’에 성공했다.
다만 정 회장은 메르세데스벤츠 EQE, 기아 EV6 등 최근 잇따르고 있는 전기차 화재 사고를 묻는 말에는 아무 답도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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