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빗’으로 잘 알려진 6만여 년 전 ‘호모플로레시엔시스’의 가장 작은 화석이 인도네시아 플로레스섬에서 발견됐다.
호주 울런공대와 일본 도쿄대, 인도네시아 지질연구센터 등 국제 연구팀은 7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70만 년 전 호미닌(사람족)의 유골을 분석한 결과 성인 키가 1m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공개했다. 연구팀은 플로레스섬 마타 멘게에서 2013년 발견된 화석을 정밀 분석해 진화 단계와 정확한 몸 크기를 계산했다.
연구팀은 이 유골이 호모에렉투스에서 진화한 것으로 추정했다. 마타 멘게 서쪽 75㎞의 리앙부아 동굴에서 2003년 발견된 6만 년 전 호미닌인 ‘호모플로레시엔시스’의 조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에 발견된 유골의 키는 성인이 100㎝로, 106㎝로 추정되는 리앙부아 유골보다 더 작다.
탐사 과정에서 추가로 발견한 치아는 리앙부아의 호모플로레시엔시스의 치아보다 작고 50만~100만 년 전 자바섬에 살던 초기 호모에렉투스의 것과 유사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근거로 호모플로레시엔시스가 아프리카를 떠난 초기 인류 중 하나가 섬에 갇힌 뒤 소형화한 것이 아니라 자바섬의 호모에렉투스가 진화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리앙부아에서 발견된 호모플로레시엔시스는 초기 호모사피엔스와 생존 시기가 겹치지만 키가 1m가량으로 매우 작다. 소설 ‘반지의 제왕’에서 소인족으로 묘사된 호빗과 닮아 주목을 끌었지만 진화 과정이 알려지지 않아 학계의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이번에 유골이 발견된 플로레스섬은 호모에렉투스의 아종인 자바원인이 발견되는 등 아시아 인류 진화 역사에서 다양한 비밀을 안고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공동연구자인 애덤 브럼 호주 그리피스대 교수는 “호모에렉투스가 100만 년 전 외딴섬 플로레스에 고립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몸집이 줄어 ‘호빗’ 이야기가 시작됐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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