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와 채권 시장이 연일 널뛰기 장세를 보이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만기매칭형 채권 펀드의 순자산이 한 달 새 4000억 원 넘게 증가했다. 시중금리의 향방에 가격이 좌지우지되는 다른 채권형 펀드와 달리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예상했던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다가가는 모습이다.
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만기매칭형 채권 공모펀드‧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은 9조 3589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인 7월 초에 비해 4209억 원 증가했다. 만기매칭형 채권 펀드의 순자산은 글로벌 증시가 뒤흔들리기 시작하기 직전인 1일 이후 사흘 만에 657억 원 늘어났다.
만기매칭형 채권 펀드는 만기가 일정 시점으로 정해진 채권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상품이다. 만기가 1~3년 내에 도래하는 신용등급이 높은 국공채, 회사채, 은행채 등을 편입한다. 채권을 계속 사고팔면서 운용 수익을 추구하는 다른 채권 펀드와 달리 만기까지 보유하면 확정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상품이다.
공모펀드는 1.5년, 2년 등 정해진 만기를 상품명에 표기하고 ETF는 ‘25-11’ 등으로 만기 시점을 알 수 있다. 예컨대 ‘KODEX 24-12은행채(AA+이상)액티브 ETF’는 만기가 올해 12월인 신용등급 AA+이상 등급 은행채에 투자하는 식이다.
만기매칭형 채권 펀드가 인기를 얻는 것은 대표적인 투자 자산인 주식과 채권의 투자 매력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외 증시는 변동성이 극에 달해 쉽사리 투자 시점을 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채권 역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빠르게 가격에 녹아들기 시작하면서 과열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변동성이 높아진 상태다.
하지만 만기매칭형 채권 펀드는 초단기채권 등 안전자산보다 높은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최근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채권 금리와 관계없이 만기까지만 상품을 보유하면 연 3%대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ETF는 매일 각 자산운용사 ETF 홈페이지를 통해 당일 ETF를 매수할 경우의 만기 기대수익률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4-10회사채(A+이상)액티브 ETF’의 만기 기대수익률은 연 3.52%며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25-06 회사채(AA-이상)액티브 ETF’는 연 3.37% 수준이다.
조익환 한국투자신탁운용 FI운용본부 수석은 “만기매칭형 상품은 만기까지 보유하면 시장 변동에 따른 가격 변동 위험을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유일한 리스크는 편입 채권의 신용등급 위험이라 편입 자산 중 신용 변동성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관련 테마 ETF에 열을 올리던 국내 자산운용사들 역시 만기매칭형 ETF를 연달아 출시하고 있다. 최근 키움투자자산운용은 ‘히어로즈 25-09 회사채(AA-이상) ETF’를, 신한자산운용은 ‘SOL 26-12 회사채(AA-이상) ETF’의 상장을 예고했고 NH아문디자산운용 역시 내년 12월이 만기인 은행채 투자 ETF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운용 중인 만기매칭형 채권 펀드 역시 지난해 25개에서 35개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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