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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올해 韓 성장률 2.6%→2.5%…“고금리에 내수부진 지속”

■KDI 8월 경제전망 수정

소비 1.7%→1.5%…투자 0.5%→0.4%

반도체 호황에 수출만 1.4%p 나홀로 상향

정규철(오른쪽)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이 8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브리핑실에서 8월 수정 경제전망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보다 0.2% 포인트 역성장한 것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8일 ‘KDI 경제전망 수정’에서 “반도체 경기가 생각보다 좋아 수출 전망치는 상향 조정했지만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내수가 부진해 전체 경제성장률은 0.1%포인트 낮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우리 경제는 1분기에 이례적으로 높았던 성장세가 내수 중심으로 조정되는 모습”이라고 부연했다.

KDI는 내수를 구성하는 소비와 투자 전망치를 모두 낮춰잡았다. 앞서 KDI는 5월 전망 당시 올해 총소비와 총고정투자 성장률을 1.7%, 0.5%로 예측했지만 이번에 각각 0.2%포인트, 0.1%포인트씩 낮췄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민간 소비가 낮은 증가세에 그치고 있다. 특히 상품 소비를 반영하는 소매 판매에서 감소세가 확대됐다”며 “기존 전망에 비해 설비 투자의 회복도 지연됐다”고 말했다.



건설투자의 경우 여전히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감소 폭은 기존 -1.4%에서 -0.4%로 개선됐다. 정 실장은 “여전히 건설투자 상황을 안 좋게 평가하는 상황”이라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문에서 부실 여파가 크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 전망보다는 조금 긍정적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다만 KDI는 수출 지표는 기존 전망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44.8%였던 2024년 메모리 반도체 거래액 전망치가 76.8%로 급등하는 등 반도체 산업 경기가 예상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KDI는 총수출 증가율을 기존 5.6%에서 7.0%로 1.4% 상향 조정했다. 수입은 내수 부진에 따라 증가세가 저조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 폭은 770억 달러(약 10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내수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KDI는 소비자물가 상승 폭도 기존 2.6%에서 2.4%로 0.2%포인트 낮춰잡았다. 원유 도입가격이 예상보다 낮았던 점도 물가상승률 전망을 떨어트리는 데 기여했다. 김 총괄은 “최근 미국과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유가 하락 추세를 반영해 올해 원유 도입 단가를 기존 배럴당 85달러에서 82달러로 조정했다”고 말했다. 최근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에도 불구하고 수요 감소 요인이 미치는 영향을 더 크게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KDI는 재정지출을 확대하는 것보다 금리를 낮추고 거시 건정성을 강화하는 방식의 정책 조합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야당이 추진 중인 민생회복지원금법이 시행될 경우 GDP가 0.1%포인트 상승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기 때문에 (금리 인하로) 내수가 회복될 기반이 갖춰진다면 추가적인 재정지출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KDI 관계자는 “전 국민에게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할 경우 내수 부문에서 진작 효과는 있겠지만, 물가를 자극해 금리 인하를 늦출 수 있다”며 “그렇게 되는 것보다는 금리를 떨어트리고 재정 지출을 자제하는 것이 낫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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