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강력히 가상자산 투자를 규제하고 있는데도 중국은 여전히 전세계 가상자산 시장에서 중요한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 아시아 전문 웹3 컨설팅·리서치사 타이거리서치는 중국 가상자산 시장 분석 보고서를 발간하고 이같이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약 330억 달러 규모 디핀(DePin, 탈중앙화 물리적 인프라 네트워크) 시장에서 하드웨어 장치의 약 3분의 1이 중국에서 운영되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인프라 시장에서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올해 중국에서는 사모 및 컨소시엄 블록체인으로 발행된 일부 스테이블코인과 유사 토큰의 중국 내 유통이 제한적으로 허용됐다. 보고서는 “위험 완화에 초점을 맞춘 규제 정책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상당 규모 가상자산 시장이 존재하는 것은 중국 규제 당국이 이를 어느 정도 비공식적으로 수용한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가상자산에는 부정적이지만 블록체인 기술에는 긍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중국에선 대기업 위주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징동, 화웨이, 클라우드 등 주요 중국 인터넷 기업 대부분이 블록체인 분야에 진출해 자체 BaaS 제품을 내놨다. 정부 주도로 블록체인 서비스 네트워크(BSN)도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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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내 주요 오피니언 리더(KOL) 영향력도 강화되는 추세다. 보고서는 “KOL의 영향력이 벤처캐피탈(VC)을 능가하고 있다”면서 “가상자산 시장에서 정보 흐름과 투자 결정에 있어 개인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규제로 블록체인 관련 전통 미디어가 다수 폐쇄되고 KOL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보고서는 “정보 다양성을 높이는 한편 정보 신뢰성 검증이 더욱 중요해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짚었다.
올해 중국 내 블록체인·가상자산 생태계는 베이징·상하이·광둥·저장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과 연구기관이 블록체인 연구와 인재 양성에 힘쓰는 모습이다.
이번 보고서 작성에는 중국 최대 블록체인·가상자산 시장 뉴스 플랫폼 우블록체인이 자문으로 참여했다. 아시아 웹3 컨설팅 기업 델타랩스와 포클럽도 공저로 참여했다.
윤승식 타이거리서치 선임 연구원은 “중국 시장은 강력한 정부 규제에도 트렌드를 이끌고 있어 꼭 알아야 하는 영향력 있는 시장”이라며 “언어 장벽과 정보 부족으로 중국 시장을 이해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이번 보고서가 개괄적 이해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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