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은메달 3개를 따내며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둔 한국 사격이 대한사격연맹 회장의 갑작스런 사임 의사 표명으로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금메달을 목에 건 오예진(IBK기업은행), 반효진(대구체고), 양지인(한국체대)과 은메달을 딴 김예지(임실군청), 조영재(국군체육부대)까지 메달리스트 5명이 지난 7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금의환향한 가운데 대한사격연맹은 메달 포상금으로 인한 고민에 빠졌다.
사격은 한화그룹이 20년 넘게 후원하며 200억원이 넘는 발전기금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화그룹은 지난해 11월 "장기간 후원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며 "개인에게 기회를 열어줄 때"라면서 회장사에서 물러났다.
명주병원 병원장인 신 회장은 진천선수촌 지정병원을 하며 연맹과 인연을 맺었고, 지난 6월 초 단독 출마해 회장으로 선출됐다.
신 회장은 이번 파리 올림픽 기간 현장을 찾았으나, 명주병원 직원 임금 체불이 공론화되자 '병원 일로 한국 사격에 부담을 줄 수 없다'는 이유로 지난 6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신 회장이 운영하는 명주병원은 최근 고용노동부에 임금이 체불됐다는 관련 신고가 100건 이상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의 사임으로 포상금 지급도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사격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를 따내며 양궁(금 5·은 1·동1) 다음으로 많은 메달을 따냈다. 연맹 규정에 따르면 파리 올림픽 메달리스트에게 지급해야 할 포상금은 총 3억1500만원(선수 2억1000만원, 지도자 1억500만원)이다.
연맹은 자체 예비비에 신 회장이 연맹 수장으로 올라가면 출연하기로 약속한 3억원 중 일부를 활용해 포상금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 회장은 취임 2개월이 지났으나, 약속했던 3억원을 내지 않은 채 사임 의사를 밝혔다. 여기에 회장 취임식과 파리 현장 방문 등으로 사용된 연맹 자금은 수천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사격연맹 측은 연맹 수뇌부가 귀국했으니 일단 신 회장과 대화를 통해 정산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신 회장이 병원 운영난 등을 이유로 출연금 지급을 미루거나 거부한다면, 메달리스트 포상 문제는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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