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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 순매도한 외국인…"증시 떠나기보단 관망"

코스피 반등에도 외국인은 '팔자'

이달 R공포발 급락 후 6거래일 연속

삼전,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던져

전문가 "변동성 완화되면 복귀할듯"

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코스닥 지수,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로 코스피가 급락한 이달 2일 이후 외국인투자가들이 총 3조 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블랙 먼데이’ 이후 코스피지수는 2600선 목전까지 회복했음에도 외국인들은 6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투자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이탈은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올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로 한국 주식을 쓸어담은 만큼 변동성이 완화될 때까지 관망세를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가는 이날도 88억 원을 순매도해 2일부터 6거래일 동안 3조 930억 원을 매도했다. 올 상반기 23조 원 가까이 역대 최대 규모로 순매수하며 한국 증시의 상승세를 이끌어온 모습과는 상반된 것이다.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 속 엔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일본에서 엔화를 빌려 다른 투자자산에 투자) 청산 등으로 아시아 증시가 흔들린 여파에다 국내 ‘밸류업’ 효과도 약발이 다해간다는 진단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을 팔고 있지만 한국 증시를 완전히 떠나기보다는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일단은 누그러졌고 일본 통화 당국이 금리 인상에 속도 조절을 강조한 만큼 향후 경제지표 등을 살핀 후 외국인투자가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염승환 LS투자증권 리테일사업부 이사는 “외국인투자가들이 (여러 지표 공개 후) 경기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 점진적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은 6거래일 동안 삼성전자(-1조 8330억 원), SK하이닉스(-4720억 원) 등의 반도체와 셀트리온(-1341억 원), 기어(-1230억 원) 등을 집중적으로 던졌다.

전문가들은 21일(현지 시간)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를 시작으로 22일부터 사흘간 개최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 28일 엔비디아 실적 발표 등을 향후 투자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이벤트로 제시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을 보면 코로나19를 제외하고 급격한 자금의 이탈 이후 한 달간 관망세를 보이다가 유입이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당분간은 관망 심리가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31.70포인트(1.24%) 오른 2588.43에 마감했다. 2603.08로 개장하면서 닷새 만에 장중 260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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