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코자산신탁이 서울 시내 핵심 오피스 빌딩 투자를 위한 조직을 신설하고 조만간 대규모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자금 모집) 조성에 나서기로 했다. 올 들어 서울 시내 대형 오피스 빌딩 거래가 훈풍을 타고 있는 가운데 코람코신탁의 신규 펀드 조성으로 시장이 활기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신탁은 서울 시내 코어(Core)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블라인드 펀드를 올 하반기 내 조성하기로 하고 최근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코람코신탁은 조만간 1호 펀드를 출시하고 내년 1분기까지 5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코람코신탁은 이를 위해 사내 리서치·전략실 및 투자펀딩실 등 2개실과 블라인드 펀드 전담 조직의 협업도 가속화할 예정이다.
코람코신탁의 이번 블라인드 펀드는 서울 도심지인 광화문(CBD)·강남(GBD)·여의도(YBD) 등 주요 업무지구에 속한 연면적 3만 3000㎡(약 1만 평) 이상의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콘셉트로 운용된다. 현재 코람코신탁이 운용하는 약 30조 원의 자산 중 절반에 가까운 약 14조 원이 코어 오피스 투자일 만큼 회사는 이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람코신탁은 올들어서만 서울에서 3조 원 규모의 코어 오피스 빌딩 거래를 성사시킨 바 있다. 삼성화재 사옥으로 활용중인 서울 서초동 ‘더 에셋 강남’(거래가 약 1조1000억 원)과 삼성동 ‘골든타워’(약 4400억 원), 광화문 ‘케이시퀘어시티’(약 3100억 원)를 연달아 매각했다. 올 초엔 역삼동 대형 오피스 빌딩인 ‘아크플레이스’(약 8000억 원)를 미국계 운용사 블랙스톤으로부터 매입했다.
코람코신탁은 이 기세를 몰아 국내 코어 오피스 시장 내에서 압도적 지위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회사도 새로 조성되는 블라인드 펀드에 힘을 싣기 위해 대표 펀드매니저로 윤장호 부사장을 낙점했다. 2005년 코람코신탁에 합류한 윤 부사장은 현재까지 회사 내 최장수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는 인물이다.
또 윤 부사장과 오랜 기간 근무해온 장성권 본부장도 함께 호흡을 맞춘다. 장 본부장은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회사인 쿠시먼앤드 웨이크필드를 거쳐 2008년 코람코에 합류했다. 두 사람은 올 들어 서울 시내 최대 규모 빌딩 거래였던 ‘더 에셋 강남’ 매각으로 기관투자가들에게 3000억 원 넘는 매각 차익을 안겨준 바 있다.
코람코신탁 관계자는 “코람코는 ‘더 에셋 강남’ 투자와 회수로 검증을 마친 코어 오피스 분야 선도 운용사”라며 “블라인드 펀드로 투자 관련 의사 결정을 빨리 하고 자산 운용 효율을 극대화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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