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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시장도 '금리 갈아타기' 수요 커진다[시그널]

조달 금리 2년새 4~5%이상 하락

사모펀드 운용사 자본재조정 활발

하반기 인수금융 대출 7조 전망

금리인하 기대감 겹쳐 활기 띨듯





금리 인하 기대감이 인수금융 대출시장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10%까지 치솟았던 연 이자가 최근 5%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기존 인수금융을 상환하고 보다 낮은 금리에 더 큰 규모의 대출을 조달하는 리캡(자본재조정)도 모처럼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 진행되고 있거나 조만간 신규 조달이 예상되는 인수금융 규모가 총 7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KL&파트너스(케이엘앤파트너스)는 2019년 인수한 버거 브랜차이즈업체 맘스터치에 대한 인수금융 리캡을 완료했다. 기존 3100억 원 규모였던 대출 금액을 4000억 원으로 늘리면서 맘스터치 인수 당시 출자해줬던 기관출자가(LP)에 일부 자금을 회수해줬다. 맘스터치 기업가치가 인수 당시보다 2배 이상 커져 가능한 조치였다. 신한은행이 인수금융 대표 주선을 맡았으며 금리는 연 6% 내외로 결정됐다.

이밖에 현재 진행 중인 조 단위 인수금융 건도 다수 있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맥쿼리PE는 2019년 인수한 DIG에어가스(옛 대성산업가스)에 대한 1조 8000억 원 규모 인수금융 조달을 추진하고 있다. 금리는 연 6%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삼성증권·KB증권·KB국민은행·신한은행 등 4개 기관이 공동 주관을 맡았다. 2020년 조달한 1조 5300억 원 규모 인수금융을 상환하면서 더 큰 대출을 일으키는 리캡 성격이다.

MBK파트너스도 최근 포트폴리오 기업 롯데카드에 대한 1조 원 규모 리캡 작업에 돌입했다. 롯데카드 인수 당시 우리은행으로부터 빌렸던 6400억 원 규모 인수금융 만기가 오는 10월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기존 인수금융을 상환하는 동시에 추가 대출을 일으켜 LP들에게 중간 배분할 예정이다.



이밖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최대주주인 스틱인베스트먼트, 롯데손해보험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도 각각 3000억 원 규모 리캡을 추진 중이다.

하반기 중 대규모 대출이 예상되는 건도 다수 있다. 현재 태영그룹이 매각 절차를 밟고 있는 '3조 몸값'의 에코비트는 대부분의 입찰 참여자들이 1조 원대 인수금융 조달 준비를 마쳤다. 앞서 산업은행이 약속한 스테이플파이낸싱(매도자금융) 규모도 1조 5000억 원에 달한다.

이제 막 매각에 착수한 글로벌 산업가스 제조업체 에어프로덕츠코리아는 희망 거래가가 무려 5조 원이 거론돼 역시 조 단위 대출 조달이 예상된다. 금융사들의 주선 경쟁이 어느 때보다 뜨거울 전망이다.

통상 사모펀드 운용사의 리캡은 투자 기업을 장기간 보유하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요즘처럼 증시가 요동치고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등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포트폴리오 기업을 매각하기 보다 인수금융 리캡을 통해 중간 배당을 받고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의미다.

인수금융 대출금리가 낮아졌다는 점도 최근 리캡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다. 2022년 10%에 달했던 인수금융 금리는 지난해 8% 내외로 떨어진 뒤 올 들어 5~6%까지 내려왔다. 금융사 간 주선 경쟁도 더 치열해지면서 당분간 인수금융 금리는 낮은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자금 모집의 지렛대 역할을 하는 인수금융 금리가 낮아지면서 인수합병(M&A) 시장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관측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높은 시장금리에 투자를 망설였던 사모펀드들이 숨고르기를 끝내고 움직이는 분위기"라며 "한동안 침체됐던 M&A 시장이 활기를 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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