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서 당 대표 연임이 사실상 결정된 이재명 전 대표의 지원을 받는 김민석 후보가 이 전 대표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1위를 질주했다. 경선 초반 1위를 달리다 2위로 밀려난 정봉주 후보가 이 전 대표의 최고위원 경선 개입을 주장하며 불만을 표해 파장은 커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경기도에서 93%가 넘는 지지율로 연임을 확정하다시피 해 18일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대관식을 예약했다.
김 후보는 대전·세종 경선까지 치러진 11일 누적 득표율 18.03%를 기록하며 최고위원 후보 선두를 지켰다. 김 후보는 특히 경기 지역에서 18.76%의 득표율을 얻으며 정 후보와의 격차를 벌렸다. 반면 김 후보와 선두 경쟁을 하던 정 후보는 경기에 이어 대전과 세종에서도 3위에 머물면서 누적 득표율은 15.63%로 주춤했다. 이로써 정 후보는 또 다른 ‘친명’인 김병주(14.02%), 한준호(13.66%) 후보에게 2위 자리마저 위협받는 상황에 놓였다.
최고위원 경선 구도에 변화가 확연해지기 시작한 것은 정 후보가 전당대회 이후 이 전 대표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정 후보와 친분이 있는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은 8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 후보와 나눈 통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정 후보가) 이 전 대표의 최고위원 경선 개입에 상당히 열받아 있다”고 전했다.
박 전 의원은 또 “정 후보가 ‘최고위원회의는 만장일치제다. 두고 봐, 내가 들어가면 어떻게 하는지’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가 최고위원으로 지도부에 합류한 후 이 전 대표에게 반기를 들겠다는 의미로 해석돼 야권 안팎에서 논란이 확산됐다.
‘개딸’ 등 일부 강성 친명 지지층은 정 후보에게 해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열린 대전·세종 합동 연설회에 정 후보가 모습을 나타내자 장내에서는 비난과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정 후보가 “이 자리에 제가 설 수 있었던 것은 오직 당원 여러분 덕분”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야유는 계속됐다. 수습에 나선 정 후보는 “선거 열기가 고조되면서 많은 얘기가 쏟아지고 있다”면서 12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여러 현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이날까지 당 대표 경선에서 누적 득표율 89.2%를 얻으며 연임을 굳혔다. 이 전 대표는 특히 도지사를 지낸 경기에서 93.3%라는 압도적 지지율로 경쟁 후보를 크게 따돌렸다. 김두관 후보는 9.3%, 김지수 후보는 1.5%의 누적 득표율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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